솔311

그대가 곁에 있어도

by 모래바다


솔이가 외할머니집에서 하루, 이모집에서 이틀을 묶고 왔다.

이제 조금 커서인지 모처럼 만나니 조금 쑥스러운가보다.

자꾸 눈을 피하더니 나와 둘만 있게 되자 한마디 한다.


"아이 참, 아빠가 옆에 있어도 왜 아빠가 보고싶지?"

이 녀석은 누굴 닮아서 이렇게 비위를 잘 맞추는 건가.


오래 전, 류시화의 시집이 생각난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솔이가 그림을 그리다가 말했다. 나는 그림을 못그려. 아빠, 나 미술학원 다니고 싶어.

그림을 그리다말고 연필로 휘갈겨버린 자국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솔이는 나이에 비해 그림을 잘 그리는데? 설사 못그려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진 마. 그림 그리면서 행복하고 즐거우면 그뿐이야, 솔아.


하지만 이런 설득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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