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2일
기차에서 커피를 타먹던 잔.
단동에서 단동항구로 가는 길 4-50분 걸린다.
단동항 앞에는 수출입을 하는 작은 가게들이 많이 보인다.
따이공은 물건을 대신 들어다 줄 사람을 구한다는 뜻이다.
한 사람이 50킬로그램 이상을 들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갯벌에 빠진 배를 돕기 위해 견인선이 등장했다. 22일 오후 5시쯤 배가 출발했다.
밤새 안개가 꼈다.
오직 칠흑같은 어둠 뿐이었다.
닭장같은 침대 칸.
아침, 안개 때문에 배는 더 이상 인천항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다른 배들도 마찬가지였다.
배의 일반석. 차가운 새벽, 벽에 홀로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아줌마, 새벽부터 맥주를 들고 나른하게 앉아 있는 아저씨......이 배를 타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표정이 밝지 않다. 혹은 지나치게 밝다.그들은 배위의 시간이 답답한 것이다. 그들에겐 배가 수단일 뿐이기 때문인 듯.
많은 사람들이 화투로 무료함을 달랬다.
결국 이튿날 정오가 다 되어서야 배는 인천항에 도착했다.
여행은 인생이 나그네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좋은 기회라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삶과 관련하여 뚜렷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직은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지나치게 여행에 탐닉하지는 않겠지만,
더러 삶이 구질구질하게 느껴질 때,
한번쯤 떠난다 해서 뭐 그리 문제가 되겠는가.
꼭 어떤 풍광을 보러 여행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여행도 꼭 백두산을 보려는 것은 아니었다.
자연이란 설악산의 그것이나, 한라산의 그것과 뭐 그리 큰 차이가 있겠는가.
그냥 인간들이 보고 싶다.
조금 불편하고 싶다.
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