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나는 50대 초반 동화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학원수강 하기에는 비용이 힘들어서 여러 정부 기관들을 찾게 되었다.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20년 가까이했던 병원 생활과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가정사와 내 몸도 갖가지 질환들로 너무너무 지쳐있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심사숙고하며 생각을 해보니 병원근무할 때는 신생아실에서 근무할 때와 노트나 펜을 사고 생각나는 데로 끄적거리고 아직도 손 편지를 쓴다거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카드를 사서 직접 손글씨로 써서 보내는 일이 나에게는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부터 나도 글을 써 보고 싶은 마음도 조금씩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정부기관에 8주 과정을 등록하고 동화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때는 정말 열심히 했다. 무슨 내용으로 쓸지 구상부터 스토리생각 제목 짓기 길을 다닐 때도 모든 사물과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까지도 동화와 연관 지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글로 옮길 때는 머리도 아프고 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느라 허리도 아프고 했지만 그조차도 너무 행복했다. 과제를 합평할 때 혹평도 있었지만 그 혹평을 들어도 기분이 안 좋다는 것보다 오히려 그 자체가 행복하고 뭔가에 열정을 쏟아붓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웠다. 이전에 나는 글이라고는 이렇게 써본 적도 없었고 그냥 내 마음대로 일기처럼 쓰거나 편지글 같은 것만 써 봤기 때문에 그냥 좋았다 8주 과정이 끝나갈 무렵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나를 포함해서 수강생 몇 분이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모임을 일주일에 한 번씩 가질 때도 열정적으로 했다. 직접 쓴 글과 다른 작품들을 비교도 하며 서로서로 얘기도 많이 하며 너무 재미있었고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거 같았다.
모임이 길어질수록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동화라는 장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고 하면 할수록 겁 없이 도전했나 싶었고 특히 더 어려운 건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에 전달이 되게 해야 하는지 그게 더 어려운 거 같았다. 그러면서 내가 정말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던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지금 까지 전문적으로든 아마추어로든 글을 써본 적도 없었고 모임의 사람들보다도 내가 제일 뒤처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아직 만화나 애니메이션들을 너무 좋아하고 빨강머리 앤과 지브리 영화는 아직도 너무너무 사랑해서 지금도 우울할 때나 힘들 때마다 교훈처럼 애니메이션으로든 책으로든 본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좋아하면 마음에 동심이 가득가득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음에 동심이 많으면 상상력도 풍부하고 잘 쓸 수 있을 줄 알았다. 막상 글로 쓰려고 하니 '어!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심만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었다. 너무 겁 없이 달려들었나 싶었다. 한동안은 이일을 계속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갈등과 고민도 계속했었다.
그러다가 동네 주민센터에서 우리 동네 돌봄단 일을 하게 되었고 약간의 봉사 같은 일을 하며 어려운 이웃들 힘겹게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이나 나의 시선이 조금 넓어졌다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갔다. 동화를 이런 분들을 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 이야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동화라는 장르가 보통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서점 같은 곳에 가면 생각보다 많은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라나는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우리 어른들도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도 마음속에 동심이 아직 남아 있지 않을까 한다. 다만 살아가기 바쁘다 보니 잊고 살았지 않았나 싶다. 동화는 아이에서 어른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잊고 있었던 잊어버렸던 어른들의 마음속의 동심도 찾아 주고 싶다. 그래서 나는 동화작가를 포함해서 글 쓰는 작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계속 도전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