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중함

작은 상처 큰 깨달음

by 뷰티진

오늘로부터 딱 일주일 전 저녁에 아이가 제육볶음이 먹고 싶다는 말에 재료를 준비했다. 고기를 재어 놓고 파 썰고 양파를 썰려고 하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칼이 양파가 아닌 내 엄지 손가락 끝부분을 '스윽' 하고 베어버린 것이다. 양파를 집을 때부터 아니 맨 처음 파를 썰때부터 칼이 잘 들지 않았지만 양파를 집을 때는 뭔가 조짐이 안 좋았다. 하지만 그대로 양파를 썰려다가 칼이 미끄러지면서 내 엄지를 썰어 버린 것이다.


순간 나도 놀라고 아이도 놀라서'어떡해 어떡해'만 외치고 어쩔 줄 몰라했다. 휴지로 일단 지혈을 하고 또 하고 한동안 계속 지혈이 안 돼서 휴지를 바꿔가면서 계속 지혈을 했다. 아이는 내가 걱정이 됐는지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계속 말을 했지만 상처가 생각보다 깊지 않아서 괜찮다고 안심시켰다. 30분 가까이 돼서야 조금씩 멈추기 시작해서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이고 다시 저녁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내가 걱정이 됐는지 저녁하고 있는 내 뒤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며 병원 가라고 말을 했다.

"내가 괜히 제육볶음 먹고 싶다고 말했나!" 하면서 자꾸 말을 했다.

"제육볶음이 잘못했네 아니 양파가 잘못했네." 나는 이렇게 말하면서 아이를 안심시켰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엄지 하나가 다치니 영 불편한 게 아니었다. 아이는 계속 나를 힐끔힐끔 보며 왔다 갔다 했다.

그러면서 뭔가가 생각이 났다. 한순간에 갑자기 엄지 손가락 하나 다쳐서 허둥지둥하고 서로 걱정하고 나는 불편함을 가져야 했다. 그러면서 안심이 들었다. 손가락이 아니라 다른 곳을 다쳤다면 더 아프고 슬프고 했을 거고 더 힘든 일이 있었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이다.

"저녁 하다가 엄지손가락 하나 다쳤는데도 이 난리를 치고 엄청 불편한데 다른 일이 벌어졌다면 더 힘들었을 거야."라고 아이한테 말했다.

"그러네!" 아이가 대답을 했다.

"엄지 손가락 하나 다쳐서 이렇게 아프고 사용하기 불편한데 정작 장애인들은 얼마나 힘들까!"라고 내가 말했다.

"정말 그렇네 많이 힘들 거 같아."라고 아이도 말을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어갈수록 작은 사건하나에도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구마구 난다. 예전에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도 시각장애를 가지셔서 당신의 손자 손녀들 며느리의 얼굴도 모르고 돌아가셔서 요즘에 자주 생각이 나던 날들이었다.

칼에 베인 엄지 손가락 하나에 많은 생각들이 났고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나의 할머니도 생각났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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