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가을이 접어들 때쯤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추운 겨울이 되었다. 찬바람이 부니 생각이 많아졌다. 지나친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글쓰기 모임에 가입했고 매주 글을 써오라는 숙제를 받았다. 처음에는 금방 쓸 줄 알았지만 마지막에는 급하게 마무리를 해야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끝까지 완성하지 못하면 아쉬움이 남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마무리까지 할 수 있었다. 쓰는 내내 글쓰기 모임 회원들과 함께 격려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어 힘이 되었다. 글쓰기는 혼자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 하기에 끝까지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얼리를 주제로 잡게 된 건 온전히 직장 때문이었다. 사실 쇼핑과 스타일에 크게 신경 쓰지 못하던 지난 시간들도 있었다. 우연히 하는 일이 바뀌면서 반짝이는 주얼리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이전에는 주얼리와 같은 상품은 꼭 없어도 되는 약간의 사치품 정도로 취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얼리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금속을 세공하는 장인들부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디자이너들, 그리고 사업을 번창시키는 뛰어난 경영자들까지. 주얼리도 다른 많은 사업들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담긴 제품이었다. 원석이 발견되어 사람의 손을 만나 화려하게 다시 태어나기까지 많은 여정을 거쳐야 한다는 걸 알았다.
글쓰기 모임 회원들은 저마다 아름답게 빛나는 글을 쓴다. 겉으로는 알 수 없는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꿈을 안고 있지만 먼저 주목받는 사람도 있고 아직 발견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아름답게 반짝반짝 빛나는 주얼리처럼 모두가 재능을 꽃피웠으면 좋겠다. 오래된 보석함의 주얼리들은 깊은 추억들을 간직한 채 그곳에 머물러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서사를 세상에 드러내면 다채로운 빛깔의 책들이 더 세상에 나오게 되지 않을까. 울퉁불퉁한 비즈 팔찌도, 오래되고 마모된 빈티지 목걸이도 모두 소중한 주얼리라고 할 수 있다. 주인이 서사를 부여하면 비교할 수 없이 특별한 제품이 된다. 크고 작은 책들도 오랜 시간 동안 작가가 애정을 갖고 보살핀 작품들이다. 보석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적힌 문장들이 책에 박히고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그렇게 책방에 놓인 책들은 언젠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주인이 오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