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원코치#강점리더십경영#리더의강점#행동#Activator
어느 주말, 고궁 한 켠에서 결혼을 앞둔 커플이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야외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때 예비신랑의 전화가 울렸다. 자신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의료기기가 설치된 병원에서 걸려온 긴급한 연락이었다. 사고로 장비가 설치된 공간으로 물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곤란한 표정이 잠시 스쳤던 신랑은 신부와 촬영팀에게 양해를 구한 뒤,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고운 한복차림 그대로 병원 현장에 도착한 엔지니어는 옷을 둥둥 걷어붙이고 장비를 위협하는 물을 막아내며, 신속하게 안전조치와 점검을 시작했다. 2시간여의 작업이 마무리되자, 그는 다시 신부가 기다리는 고궁으로 돌아갔다.
월요일 아침, 그의 회사로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이 엔지니어를 제대로 포상하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의 책임감 있는 행동 덕분에 환자들은 무사히 치료받았고, 고객은 감동받았다. 회사의 동료들과 리더들은 그와 함께 일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는 고민하고, 주저하지 않았다. 짜증을 내거나 대안을 오래 궁리할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즉각 파악했고,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그의 선택은 최고의 결과로 이어졌다. 고객과 조직 내에서 그에 대한 신임이 올라갔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옛말처럼, 그는 ‘버선발’로 고객을 도우려 달려갔다.
클리프턴 강점진단(Clifton Strengths Assessment)은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34가지 강점들을 발견하는 도구다. 내가 가진 고유한 강점들을 강한 순서대로 찾아낸다. 이 중 행동(Activator) 강점은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추진력이다. 행동 강점이 강한 리더는 완벽한 계획보다 시작의 가치를 믿는다.
팀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 바로 그 힘이다. 완벽한 답을 찾기 위한 분석과 검토에 매몰되거나 주저하지 않고, “일단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자주 들리는 “Fail Fast, Learn Fast”의 철학이 바로 이들의 본성이다.
행동 강점을 가진 팀원이 있다면, 그 팀은 언제나 역동적이다. 끝없는 회의 속에서 결론 내리지 못하고 공전할 때, 이들은 자연스럽게 “그럼 이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고 함께 하자고 팀에 요청한다. 일단 일이 시작되면 팀은 새로운 기회와 관점을 발견한다.
물론 성급함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 더 큰 문제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리더는 이들의 추진력을 살리면서도, 방향성을 제시하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 아래, 행동 강점은 조직을 앞으로 이끈다.
리더 스스로가 행동 강점이 강하다면 자신의 속도가 팀원들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일단 묻지 말고 그냥 시작해!”라는 말 한 마디에 팀원들은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 할 수 있다. 동시에 여러 일을 시작 해놓고 마무리가 안 되는 혼란도 생긴다. 조직에는 불안이 싹튼다. 행동의 시작하는 힘은 막강하지만, 그 힘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멈춤과 성찰이 필요하다. 전략(Strategy)이나 심사숙고(Deliberative) 강점이 강한 동료의 조언을 듣는 것도 방법이다. 행동하기 전에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은 더 멀리, 더 함께 가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다. 응급실에서는 즉각적인 행동이 생명을 구하지만, 모든 상황이 응급실은 아니다. 강한 역량을 가진 리더일수록 균형과 절제가 필요하다.
코칭 대화 속에서 우리는 삶과 비즈니스를 강점, 감정,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새로운 영감을 얻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함께 찾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행동 강점이 강한 클라이언트 한 분에게 ‘저번에 해보신다고 한 일은 어떻게 되셨어요?’라고 묻는다. ‘당연히 했죠!’라는 대답과 함께 무용담을 들려주시는 클라이언트와 같이 기분 좋게 웃는 그 순간이 참 좋다. 클라이언트도 코치도 자존감이 올라가는 순간이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이끌어내 세상을 바꾼 이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오래 생각하고, 쉽게 주저한다. 그러나 어떤 위대한 여정도 첫걸음 없이는 시작되지 않는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때로는 어떤 신발을 신을지 고민할 틈도 없이, 버선발로 뛰어나가야 할 때가 있다.
오늘, 당신은 무엇을 시작할 것인가?
<신용원 스몰체인지 파트너스 대표>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53604)
게재 2025.07.2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