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신용원 코치의 강점 리더십 경영 <04> 리더의 34가지 강점 - 화합

화창한 오후의 버스 안이었다. 서로 모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귀가 어두우신 듯 큰 목소리로 버스 노선과 요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직 대통령에 대해 할아버지가 한 말이 발단이었다. 할머니의 감정섞인 거센 반박이 쏟아졌고, 평화롭던 버스 안은 순식간에 두 어른의 고함소리로 가득 찼다. 묵묵히 지켜보는 승객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최근 대통령 선거 후보자 TV 토론회 역시 비난과 혐오로 넘쳐났다. 아이러니하게도 후보들의 공약에는 통합·존중·대화·타협·갈등 해소 등의 단어들이 넘쳐났다. 어릴 때부터 토론하는 법을 배운 청년들에게 이 나라를 이끌겠다는 지도자들이 얼마나 위협적으로 비쳤을까? 어쩌면 이런 모습들이 정치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 넘쳐나기에 ‘무해함’을 추구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가 된 것은 아닐까. 이런 분열의 시대에 세상을 평화와 화합의 길로 이끄는 리더가 그리운 오늘이다.


클리프턴 강점진단(Clifton Strengths Assessment)은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34가지 강점들을 발견하는 도구다. 내가 가진 고유한 강점들을 강한 순서대로 찾아낸다.


이 중 화합(Harmony) 강점은 갈등을 줄이고, 공통점을 찾아 함께 나아가는 힘을 의미한다. 화합 강점이 강한 리더는 논쟁보다는 합의를, 대립보다는 공감을 중시하며,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데 탁월하다. 이들은 조직과 공동체가 불필요한 소모적 갈등에 빠지지 않도록 조율하고, 상호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 낸다.


자신의 생각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화합 강점을 갖춘 리더는 조직의 성공을 위한 합의를 빨리 끌어낼 수 있다면, 인간 본성을 거슬러 자신의 의견조차도 조용히 묻어둔다. 조직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전문가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한다.


묻고 경청하고 생각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나의 주장으로 대화를 지배하려 하면 조용한 갈등이나 다툼으로 번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화합 강점을 갖춘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효율적이고, 빠르게 합의하며, 밝은 에너지가 넘쳐난다. 넬슨 만델라가 아버지에게 배웠다는 ‘Last to Speak’(리더는 마지막에 말한다)1의 소통 방법을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화합 강점을 가진 팀원이 있다면 팀장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팀이 하나로 뭉치기를 바라는 팀장의 마음에 누구보다 먼저 공감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화롭고 좋은 분위기를 위해 자신의 의견과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걱정 없이 의견을 낼 수 있게 팀장이 안전한 소통 분위기를 만들고 기회를 준다면, 그 팀원에겐 평생 잊지 못할 성장의 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리더 스스로가 화합 강점이 강하다면 갈등을 피해 평화롭게 합의하는 것만이 조직을 위하는 길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치 중국집에 가서 모두 짜장면으로 통일하는 것처럼 말이다. 리더 기준에서는 ‘메뉴도 빨리 나오고, 짜장면은 다들 좋아하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어제 짜장면을 먹었을 수도, 중국집보다는 분식집을 가고 싶을 수도, 삼각김밥 하나 사서 혼자 밀린 일이나 책을 보고 싶을 수도 있다. 소통 방법과 협상 방법을 공부하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갈등과 마찰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 이면의 핵심을 잡아내자.


다양성 속에서 때로는 합의(Agreement)를, 때로는 조율(Alignment)을 끌어낸다면 리더의 화합 강점은 제대로 빛을 발할 것이다.


안토니오 비발디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Nulla in mundo pax sincera)’가 작곡된 18세기 유럽 역시 사회적 혼란과 갈등,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난 시기였다. 혼란과 고통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구했던 인간의 마음, 사랑과 용서·화해를 통한 치유의 메시지가 담긴 이 곡이 아직도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평화를 원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음을 확인한다. 천주교 미사의 마지막 부분에서 신도들끼리 서로 나누는 인사말로 글을 맺는다.


“평화를 빕니다(Peace be with you / Pax vobiscum)”


1. Simon Sinek의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Leaders Eat Last)’에 나오는 넬슨 만델라의 이야기. 넬슨 만델라는 부족 회의에서 항상 마지막에 말하며, 모두의 의견을 듣던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리더십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Sinek은 이 원칙이 신뢰와 협력, 집단 지성의 기반이 된다고 강조한다.


<스몰체인지 파트너스 대표>

출처 : 의학신문(http://www.bosa.co.kr)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50911

게재 2025.06.1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