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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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어질러진 자신의 집을 공개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전직 격투기 선수가 있었다. 모델 출신인 그의 아내는 완벽한 자기관리의 대명사였기에 더 화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아내가 눈치없는 남편을 혼내는 장면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물건으로 난장판이 된 집은 일부 부자나 유명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귀하던 것이 넘쳐나고, 당연했던 것이 귀해진 세상이다. ‘좋은 물건=좋은 삶’이라는 빈말도 수십 년간 반복되다 보니, 모두가 믿게 되었다. 우리는 열심히 사고, 또 사고…값이 싸면 미리 넉넉히 쟁여놓았다. 그러나 광고에서 본 물건이 약속한 좋은 삶의 이미지는 카드 청구서 받을 때쯤이면 이미 흩어진다. 사고 또 채워도 우리의 삶은 복잡해져만 간다.


필자 역시 오래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고민하던 중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진 사람의 책을 접했다. 거기서 ‘내가 원하는 삶을 상상한 뒤, 물건을 집어 들었을 때 설레지 않으면 버린다’라는 멋진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금 그녀는 ‘정리의 여왕, 곤마리’라 불리며 세계적인 유명인이 되었다. 집안이 엉망인 것은 전 세계적인 문제였던 셈이다. 개인의 공간도 그러한데 세상 돌아가는 일들은 오죽하겠는가.


클리프턴 강점진단(Clifton Strengths Assessment)은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34가지 강점을 찾아내는 도구다. 내가 가진 고유한 강점들이 강한 순서대로 드러난다. 이 중 ‘정리(Arranger)’ 강점은 복잡한 상황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조율 능력이다. 정리 강점이 강한 리더는 다양한 자원, 변수, 사람을 효율적으로 조직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단순히 계획된 프로세스만을 따르지 않는다. 상황이 변하면 즉시 우선순위를 재설정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재배열한다. 조직이 복잡할수록 이들의 존재는 빛난다. 이들은 복잡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져 만드는 시너지를 즐긴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각각의 악기가 언제 들어와야 하는지를 잘 알고 전체의 조화를 이끌어낸다. 이들에게 질서란 경직된 규칙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와 같다.


‘정리’ 강점을 가진 팀원이 있다면, 그 팀의 프로젝트는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 프로젝트가 복잡해지고 업무가 얽힐 때, 이들은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누어 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한다. 회의에서 논의가 산만해질 때는, “우선순위를 정해보죠”라며 구조를 잡는다.


이들이 있는 팀은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낭비가 줄어든다. 실행이 시작되면, 팀은 체계적이면서도 유연하고 안정적인 업무 흐름을 경험한다. 이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려면, 리더는 이들에게 복잡한 업무를 조율할 수 있는 자율권을 주고 방향 전환의 재량을 허용해야 한다. 복잡한 프로젝트나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정리 강점만큼 귀중한 능력도 없다.


리더 스스로가 ‘정리’ 강점이 강하다면, 그는 탁월한 멀티태스커이자 위기관리 전문가일 것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지휘하며, 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경계할 점도 있다. 지나치게 잦은 계획 변경은 팀원들에게 혼란과 피로감을 줄 수 있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성향이 팀원들의 자율성을 해칠 수도 있다. 리더는 자신의 지휘봉을 믿되, 때로는 연주자들의 즉흥 연주를 허용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최고의 지휘자는 통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이 만개하도록 돕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효율성만을 추구하다가 팀의 창의성을 잃게 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코칭 대화에서 클라이언트에게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가?”를 묻는다. 건강하고, 심지어 매우 이타적이고 감동적인 ‘진짜 원하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혼란한 현실 속에서 뒤엉켜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하는 리더들이 많다. 코칭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강점과 성공 경험을 에너지로 바꾸고, 성찰을 통해 스스로 상황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은 리더 자신과 코치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정리의 여왕, 곤도 마리에는 정리에 대한 열정 외에도 단점일 수 있는 약한 집중력, 내성적 성격마저 활용해서 쉽고 효율적인 정리법을 고안했다.


2015년에는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정리’ 강점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녀는 2023년, 육아를 위해 완벽하게 정리하는 것을 포기한다고 밝혀서 다시 놀라움을 주었다.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맘으로 살면서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한 목적이기에, 지금은 ‘완벽한 정리’보다는 아이들과 즐겁게 시간 보내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했다. 육아로 더 바빠진 자신의 삶에서 우선순위를 ‘정리’ 해낸 것이다. 자신의 열정을 삶의 중요한 목적에 맞춰 조율하는 ‘프로’다운 모습이다.


오늘, 당신은 무엇에 진짜 설레는가? 그리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신용원 스몰체인지 파트너스 대표>

http://www.bo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55522

게재: 2025.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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