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는 아니지만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1. 현재 이용 중인 인공지능 툴의 종류와 특징
2. 인공활용법(feat. 김범수)
3. 도태될 것이냐, 잉태할 것이냐
전 작년 말 정도부터 챗GPT와 미드저니를 사용하다가 별다른 활용도를 느끼지 못하고 24년 12월부터 25년 2월까지 구독을 해지했었습니다. 그러나 3월 초에 혹시나 하고 다시 몇 가지 질문으로 활용을 해봤더니 불과 몇 달 사이에 엄청난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 체감되었습니다. 업무 특성상 유료 버전을 구독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라 몇 가지 루틴이 된 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특징: 업그레이드된 이미지 생성력을 더해 전천후 머신이 된 전문직 친구
- 가격: (개인) 플러스 $20, 프로 $200 / (비즈니스) 팀 당 $25
- 활용 범위: 자료 조사 및 분석, 각종 문서(보고서, 기획안, 양식 등) 작성, 일러스트 이미지 생성, 타 이미지 생성을 위한 프롬프트 작성, 그 외 소소한(?) 상담
우선 챗GPT는 인공지능 툴을 사용한다면 아마 가장 기본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너무 강력합니다. 이 기술력이 흔히들 말하는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 아닐까요.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미지 생성은 됐지만 (한글은 당연히 안 됐고) 영문 텍스트마저 깨지는 선으로 대부분 표현됐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웬만한 텍스트까지 거의 완벽하게 구현이 됩니다. 요새 많이들 생성하시는 4컷 만화가 가능한 이유입니다.
실사 이미지보단 일러스트 느낌에 적합한
일러스트/만화 느낌의 캐릭터를 만들거나 할 때 꽤 유용합니다. 나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영감도 많이 제공합니다. 좀 더 포토제닉 한 느낌의 이미지는 제가 볼 땐 적합해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프롬프트로 작성 후 생성되는 첫 이미지부터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시작점이 좋아야 하고, 적절한 단어 선택과 명령으로 잘 이끌어야지만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캐릭터를 만들고자 할 때 보통 한 번에 되는 경우는 없었고, 평균적으로 5~10단계 이상의 수정 과정을 거쳐야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제일 낮은 요금제인 프로에선 이미지 생성에 꽤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납득할 만한 속도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이미지는 정말 활용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그 방향이 상당히 많습니다.
자료 분석은 일단 그 분야에 대해 셀프 리서치가 어느 정도 기반이 되어야
또한 그동안 시장 조사를 위해 수많은 논문 사이트와 신빙성 있는 자료를 구글링 해서 취합하고 분류한 뒤 분석 과정을 거쳤었는데요. 챗GPT는 텍스트인 경우, 초 단위로 결과값을 출력합니다. 아마 이 부분에서 요새 교수님들이 대학원생이 이제 필요하겠냐는 의문까지 가지신다고 하네요. 그만큼 외관상 괜찮아 보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출처 확인과 내용 확인에 대한 셀프 검증을 어느 정도 해야 됩니다. 나는 다큐를 찍어야 하는데 판타지 스토리보드를 가지고 오듯이, 없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꾸며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특징: 정말 심성이 고운 사진작가
- 가격: 무료
- 활용 범위: 실사 느낌의 포토 이미지 생성
구글에서 만든 이미지 생성 툴입니다. 예전에 미드저니를 활용해 봤지만, 프롬프트 작성부터 결과물 변수가 너무 커서 해지했었는데요. 이제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서 엄청 강력해진다고는 하지만, 제 수준에서는 이 ImageFX 정도면 꽤 훌륭합니다. 맨 위의 커버 사진도 이 툴을 활용했습니다. 이 툴은 영어가 잘 먹는 것 같아서 챗GPT를 활용해 프롬프트를 만들고 여기에 붙여 넣는 방식으로 생성하고 있습니다. 라이브러리까지 있어서 지금까지 생성한 모든 이미지를 언제든지 다시 돌아가 확인하는 동시에 당시 생성했던 이미지의 프롬프트까지 확인할 수 있는 점 또한 매우 만족하는 요소입니다.
*작성한 프롬프트:
A skinny Korean guy in his 20s is sitting in a small office break room or near his desk at work, wearing a casual outfit — maybe a slightly oversized t-shirt, slacks or joggers, and a smart watch. He looks like he just came back from the gym or a morning workout. His hair is a bit messy, and his skin has a light post-exercise glow. He’s holding a protein bar, mid-bite, with a neutral or mildly tired expression — focused on refueling while checking something on his phone or glancing at his laptop. The protein bar wrapper is half-open, showing a dense, textured bar. The office setting is simple: a desk with a monitor, a water bottle, maybe a tote bag or gym gear tucked beside his chair. The mood is low-key, relatable, and real — fitness-minded but quietly grinding through the workday.
*작성한 프롬프트:
A photo of a Korean man in his early 30s, seated at a modest startup office. He wears a dark crewneck sweatshirt and clear-framed glasses, his hair neatly styled. He gazes directly at the viewer with a calm, serious expression—confident yet carrying a subtle vulnerability. On the desk in front of him is a sample package of “Noodle Curl,” a cup noodle styp, which he gently holds in his hands. The background shows lightly sketched whiteboards with scribbles and taped papers—reflecting early-stage planning. This is the portrait of a solo founder—passionate, focused, and quietly determined despite the doubts around him.
아무튼 정말 있을 법한 생김새의 인물을 출력합니다. 아무래도 여러 명이 나오고 너무 복잡한 프롬프트를 쓰게 되면 충돌 요소 가능성이 있어서 되도록 분명한 내용만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작성한 프롬프트:
"An athletic Korean female in her early 20s sits on a flat workout bench inside a spacious, industrial-style CrossFit gym in Korea, catching her breath after a high-intensity WOD. She’s dressed in practical CrossFit gear — an all-black cropped performance t-shirt with only the words Noodle Curl printed clearly on the chest, paired with black high-rise compression shorts that emphasize her long, toned legs. She wears black Vans sneakers and mid-length black athletic socks. Her arms and shoulders are strong and defined. A black athletic hair band holds her hair back, and she ties the rest into a loose, slightly messy ponytail with another band. Her face is naturally flushed, a light sweat across her forehead, and her minimal makeup is faded from the workout. She leans slightly forward, elbows on knees, calmly gazing at her reflection in the mirror — focused, grounded, and in the moment.
The gym has an open, gritty aesthetic — concrete floors, exposed beams, metal rigs, battle ropes, and bumper plates scattered in the distance. A few blurred figures train quietly in the background. The scene is authentic and powerful — capturing a post-WOD moment of clarity and confidence in a real Korean CrossFit gym."
- 특징: 진지하고 엄중하게 연구에 항상 몰두하시는 교수님
- 가격: 월 $20
- 활용 범위: 전문 자료 서치, 심층 분석 자료 생성
이 툴은 보다 전문적이고 신빙성 있는 자료를 심층 있게 서치하고 분석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챗GPT에 비해 출처가 좀 더 확실하고, '심층 연구' 기능을 활용하면 말 그대로 더욱 심화된 결과물을 생성합니다. 특정 기술 분석이나 전문 자료 작성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문 학자가 아닌 이상, 이용 빈도가 크진 않을 것 같지만 이따금씩 특정 주제에 대해 좀 더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경우 유용할 것 같습니다. 전 테스트 삼아 가끔씩 이런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확인이 좀 더 신빙성 있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너 때문에 이렇게 산다고
너 때문에 못쓰게 된 나라고
바보처럼 너를 미워할 핑계를 찾곤 했어
- 김범수 '슬픔활용법' 중
저처럼 멀티플레이를 수행할 시간과 여력이 없는 분이라면 인공지능 툴은 정말 매력적인 서비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화로 월 3만 원 정도면 그 어떤 질문이나 업무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이걸 단순히 "챗GPT 월 3만 원 > 인건비 월 300만 원"이라는 전제를 만들어 버린다면 위 가사 속 슬픔까지 활용해서 이별의 아픔에 의존하는 화자처럼 정작 본인은 스스로 나아가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의존 < 활용
다양하고 쉽게 접근 가능한 정보의 과잉 속에 때론 정신 차리기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이제는 검색에 대한 결과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의도와 맥락마저 파악한다는 것이 무섭기도 합니다. 훗날 감정적인 면까지도 서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를 더욱 고찰하게 되는 점은 좀 아이러니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인간은 계속해서 '실수-반복-개선'의 단계를 삶에 채워나가며 살지만, 인공지능은 큰 버그가 생기지 않는 이상 '개선-개선-개선'이란 업그레이드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불완전함에 기인하여 서로를 채우고 비워내며 정반합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 정답이 없기에 오답 또한 그 자체로써 의미가 있는 것이죠.
인공지능 툴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도태되는 건 아닙니다. 또 무조건 성장만 해야 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만 이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는 것 이상으로 '나다움'을 확고히 구축해 나가는 과정을 올곧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무엇을 원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죠.
오히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인간다움을 스스로에게 더욱 물어보게끔 하는 것 같아서 이에 대한 활용이 필수는 아니지만 나를 찾는 여정의 필연적 존재일 듯합니다.
Artificial Intelligence makes humans more natu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