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이커머스 시장의 상품과 컨텐츠는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컨텐츠들은 수없이 많다고 해도, 그 속에서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가 서비스 내에서 원하는 것을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게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이는 유저의 사용 경험도 높여주지만, 동시에 연관 상품 노출을 통해 수익과 연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많은 서비스들은 이러한 유저의 탐색을 돕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 서비스들이 어떤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방식은 특정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거나 찜했을 때, 그와 유사한 상품들을 모달로 보여주며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많은 이커머스 서비스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장바구니에 담거나 찜하기를 누르는 행위들은 모두 높은 확률로 유저가 해당 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유저의 취향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순간일 수 있다. 단순히 보기만 한 상품 기반 추천보다는 실제로 구매 의사가 반영된 행위를 기반으로 한다면 유저의 취향에 가까울 확률이 더 높다. 이런 면에서 효과적인 추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유저의 구매 의사나 취향이 반영된 이 플로우에서 추천 상품을 보여준다면, 유저 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다시한번 눈길이 가게 된다.
+ 배민 장바구니 내 추천
배민같은 경우는 장바구니 스크린 내에서 상품을 추천한다.
배달이나 비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게 되면, 장바구니 내에서 해당 상품과 함께 담으면 좋은 상품을 보여준다. 보통 이커머스 서비스에서는 위와 같이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을 때 모달을 띄워 추천 상품을 보여주는데, 배달 서비스는 왜 다른 방식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뭔가 '음식'이라는 카테고리 때문일까 생각한다. 배민에서는 연관 메뉴 추천을 결제 직전에 노출하며, 보통 함께 먹으면 좋을 사이드 메뉴나 음료가 뜬다. 음식에는 '치킨에 맥주'처럼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조합"이라는 것이 있다. 배민은 이런 점을 이용해서 '이걸 함께 담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라는 느낌이 주면서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사이드 메뉴나 음료는 가격대가 높지 않기 때문에 결제로 넘어가기 전 유저들이 이러한 추천 메뉴에 설득당할(?) 확률도 높을 수 있을 것 같다.
배민의 B마트와 29CM. 이 둘은 특정 상품을 클릭해 보고 나면 리스트에 방금 본 상품과 연관된 상품을 추천해주는 컨텐츠가 나타난다.
이것은 스크린 위에 또다른 페이지나 창을 띄운다거나 페이지를 이동하는 게 아닌, 리스트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노출된다. 즉 유저들이 특정 행동을 하지 않고 그냥 탐색만 해도 자동으로 추천 상품들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방식이 유저의 입장에서는 가장 이질감 없고 탐색의 과정이 끊기지 않으면서 스무스하게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좋은 플로우라고 생각한다.
이 방식은 위의 사례와 유사하지만, 다른 점은 이 방식은 검색어에 기반해서 사용자가 특정 행위를 하지않아도 자동으로 탐색 리스트 중간중간 추천 컨텐츠를 보여주는 것이다. 쿠팡과 네이버 쇼핑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쿠팡은 이미지와 같이 다른 고객이 많이 구매한 관련 상품, 한정 시간 특가 상품, 특정 브랜드 상품 등 다양한 추천 컨텐츠를 중간중간 보여준다. 단순히 유사한/연관된 상품만 노출시키는것이 아닌, 더 다양한 방식으로 추천해준다. 이는 유저로 하여금 더 폭넓은 탐색을 가능하게 하고, 더 많은 유저의 니즈를 자극시킬 수도 있다. 다만 단점은 지나칠 경우 오히려 탐색에 방해된다는 점이다. 쿠팡에서 그런 점을 조금 느꼈었다. 쿠팡에서는 초반에는 두개 상품 간격으로 계속해서 추천 컨텐츠를 보여주고, 같은 컨텐츠가 몇 번이나 반복돼서 자주 보여진다. 그러다보니 탐색을 오래 할 경우 피로감이 느껴졌다. 이 방식을 사용할 때는 추천 컨텐츠 노출이 과하지 않게 적절히 배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테마의 추천 상품을 보여준다. 리뷰 좋은 상품, 함께 많이 찾은 검색어, 가격대별 인기상품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네이버의 추천 컨텐츠가 쿠팡보다 더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쿠팡은 할인이나 특가 상품 또는 광고 목적의 특정 브랜드 상품 추천이 주를 이루지만, 네이버는 더 유저 관점에서 상품을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리뷰 좋은 상품이나 가격대별 인기상품처럼 유저 입장에서 더 좋은 상품을 폭넓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네이버도 쿠팡과 같이 같은 컨텐츠가 반복되기는 하지만, 노출 텀이 더 길기도 하고(초반에는 4-6개 상품 간격으로, 이후에는 14-16개 상품 간격으로 추천 컨텐츠 노출), 정말 유저한테 도움이 되는 추천이다 보니 덜 성가시다고 느껴진다.
여성 의류 쇼핑 앱 싸이더는 상품의 상세 페이지 내에서 무한 스크롤 형태로 유사 상품을 추천한다.
만약 어떤 청바지를 선택해 상세 페이지에 들어가면, 하단에 해당 제품과 연관된/유사한 상품을 탭으로 나누어 보여준다. 상세 페이지 내에서의 상품 추천은 아주 흔한 방식이지만, 이 서비스의 다른 점은 무한 스크롤 형태로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무한 스크롤이다 보니 유저의 서비스 체류 시간을 늘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상품 상세 보기 > 무한 스크롤 추천 상품 탐색 > 그 중 원하는 상품 선택 후 상세 페이지 > 또 무한스크롤 추천...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니 만약 유저가 찾고자 하는 스타일의 옷이 있으면 그에 가장 맞는 상품을 찾기 위해 이러한 탐색의 무한 사이클 안으로 끌려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탐색의 과정을 오랜 시간 유지시키면서 서비스 체류 시간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추천 방식인 것 같다.
사실 이번 글을 기획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 지그재그의 재미있는 사례이다.
지그재그의 카테고리 탭에서 상품을 탐색할 때, 특정 상품 롱프레스 시 두번째 이미지처럼 스와이프 유도 표시가 뜬다. 홀드한 상태에서 아래로 스와이프하면 우측 사진처럼 해당 상품과 유사한 상품 리스트를 보여준다 (유사 상품 추천은 상세 페이지 하단에서도 보여주기는 한다). 사실 이 기능은 쇼핑을 하다가 우연하게 발견한 기능이다. 지그재그를 꽤 오랜 시간 사용해 왔는데, 이런 기능이 있는 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유사한 상품을 찾아보고 싶을 때 빠르게 탐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기능이기는 하지만, 나와 같이 이 기능의 존재를 몰라 그냥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하는 유저들도 많을 것 같았다. 따로 공지나 안내가 안되어있으니 좋은 기능이지만 실제 이를 사용하는 유저는 많지 않을 것 같아 그 부분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냥 화면에 띄워 보여주는 다른 서비스들과는 달리 유저의 터치 제스처를 활용한 상품 추천이라는 점에서는 아주 인상 깊었다.
이 사례는 이커머스 사례는 아니지만, 유저의 탐색을 도와준다는 맥락에서 볼 때 좋은 기능인 것 같아 가져와 봤다.
스포티파이는 매직 셔플이라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일반 셔플은 유저의 플레이리스트 내에 있는 곡들만 랜덤 플레이 하는 기능이라면 매직 셔플은 유저의 취향을 분석해 그와 맞는 새로운 곡을 중간중간 끼워넣어 랜덤으로 함께 틀어주기도 하는 기능이다. 위에서 소개한 쿠팡과 네이버의 '상품 리스 내 중간 노출'과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음악은 딱히 새로운 노래를 탐색하고 싶다라는 욕구가 없더라도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하게 취향에 맞는 곡을 발견하게 되면 작은 행복감과 함께 재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음악은 시각이 아닌 청각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류같은 상품과 달리 한 번에 내 취향이다 아니다를 판별하기가 어렵다. 어느정도 들어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내 취향의 숨은 음악들을 탐색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쉽지 않은 일이다. 스포티파이는 이 부분을 잘 활용해서 유저가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취향에 맞는 음악을 틀어준다는 점에서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유저의 탐색을 돕는 추천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다만 어떤 것이든 지나치면 탐색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을 늘 인지하면서, 서비스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적절히 잘 활용한다면 유저의 탐색비용을 줄여주고, 더 편리하고 빠르게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탐색 도우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