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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Mar 26. 2024

로마에 다시 오기를 기원하는
'트레비 분수'

아름답기도 하지만 로마의 상수도 시설의 정수를 보여주는 분수


‘트레비’는 라틴어로 ‘세 갈래 길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분수 앞 광장에서 좁은 골목길 세 개가  만나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죠. 트레비 분수는 1762년에 완성되었으며, 로마시대에서 볼 수 있는 바로크 양식의 마지막 걸작품입니다. 

'트레비 분수' 전경

이 분수의 물은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수로를 이용해 공급되고 있습니다. 고대 로마 최고의 전성기 때 로마의 인구는 약 150만 명, 물 소비량은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 하루 4천만 갤런이었다고 합니다.  로마인들은 800km가 넘는 곳에서 물을 실어오기 위해 거대한 수로를 건설했는데요, 완만한 경사를 이용해 수백 킬로 미터의 물을 도시까지 끌어오는 놀라운 '수도교'를 건설해 깨끗한 물을 도시로 공급했습니다. 


지금도 유럽의 도시 곳곳에 남은 '수도교'의 규모와 정교함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대 로마의 상수도 시설을 일컬어 "물의 여왕"이라고 부르는데, '수도교'는 세계문화유산 중에서도 경이로운 것 중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현대인들이 보아도 놀아운 시설입니다. 로마나 폼페이 등 고대 로마도시의 유적을 돌아보다 보면 2천 년이 넘도록 아직도 깨끗한 물이 도시 곳곳에 공급되고 있어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손을 씻거나 음용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수도시설들을 보면서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곤 합니다.

정교한 아치와 완만한 경사로로 물을 실어 나르는 수도교 (좌),(중) / 현재에도 남아 이용되고 있는 시내 곳곳의 수도시설 (우)

하지만 로마제국의 멸망이 멸망하면서, 로마의 대부분의 상수도 시설도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중세 로마의 주민들은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었는데요, 르네상스 시대 교황들은 수로를 정비하고 새로운 수로를 개발해야 했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여러 분수를 세웠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크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것이 바로 '트레비 분수'입니다. 좁은 로마의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마침내 만나게 되는 '트레비 분수'의  장대함과 아름다움은 바로 '아~!' 하는 탄성을 지르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게 되는 것이 엄청난 사람의 인파입니다.

트레비 분수 주변의 엄청난 인파

트레비 분수는 사시사철 관광객이 붐비는 곳입니다.  이 분수는 ‘로마의 휴일’등 많은 영화에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찾아오고 싶어 합니다. 특히 여름휴가철에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눈치작전을 벌여야 할 정도죠. 트레비 분수를 배경으로 멋지게 사진을 찍고 싶지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이 돼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실 겁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한적할 때 가려면 이른 아침시간이나 늦은 저녁, 야경을 관람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로마 시내 전체가 야경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트레비 분수의 야경도 신비롭기도 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로마의 야경투어도 적극 추천드립니다.    

트레비 분수의 야경

이 분수는 ‘폴리’ 후작의 궁 한쪽 벽면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개선문 모양을 본떴는데요, 전체가 하나의 원석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수에는 반인반어의 '트리톤'이 이끄는 두 마리의 해마가 보입니다. '트리톤'은 바다의 신으로 '넵튠', 혹은 '포세이돈'으로 불립니다. 그 위 벽면에는 부조가 있는데, 왼쪽에는 수로 공사를 설명하는 병사가 묘사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트레비 분수의 물줄기가 시작된 ‘처녀의 샘’의 발견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트레비 분수는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에게 한 처녀가 샘을 알려 주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어 이 내용을 새겨 놓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분수 뒤 건물의 높은 곳에 있는 네 명의 여인조각은 '사계절'의 여신을 뜻합니다.     

중앙에 포세이돈과 해마, 중간층에 트레비분수의 조성 이야기, 상단의 4계절의 여신이 조각되어 있다.

      

트레비 분수에서 유명한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동전 던지기' 죠. 사람들이 대부분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뒤로 동전을 던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소원을 빌면서 트레비 분수를 등지고 동전을 던져야 한다고 합니다. 정석인 방법은 오른손에 동전을 쥐고, 왼쪽 어깨너머로 던져 넣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 그럼 우리도 트레비 분수로 동전을 던져 볼까요? 


레비 분수에 동전을 한 번 던지면 다시 로마로 오게 되고, 

두 번 던지면 로마에서 사랑이 이루어지고, 

세 번 던지면 로마에서 결혼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Maridav Shutter stock)

세 번의 소원에는 세 개의 동전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은 몇 개의 동전을 던지실 건가요?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분수 바닥에는 세계 각국의 동전들이 무수히 반짝이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하루에 쌓이는 돈이 얼마나 될까 궁금한 생각이 듭니다. 이 수많은 동전을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요? 이 수많은 관광객들이 던진 동전은 로마 시에서 정기적으로 수거해 빈민구제 사업에 쓴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기부도 하는 샘이어서 즐겁게 동전을 던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트레비 분수를 가신다면 추천드릴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트레비 분수를 향해 서서 오른편에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데, ‘젤라떼리아’라는 가게입니다. 로마의 유명한 디저트 먹거리 중 하나가 '젤라또'죠. 사실 어느 가게에서 '젤라또'를 사 먹어도 맛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 가게가 로마에서 처음 젤라또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원조'라고 하니 안 들릴 수 없겠죠. 문밖까지 사람들이 기다랗게 줄지어있어 주문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유명한 젤라또 가게이니 한번 들려보시면 맛있는 추억을 하나 더 추가하실 겁니다.

'젤라떼리아' 외부와 내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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