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테크 쉽게 이해하기(2) - DSP와 애드 네트워크 구분하기
디지털 광고 시장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개념들과 용어들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키 플레이어들인 DSP, SSP, DMP, 애드 네트워크, 애드 익스체인지 등도 대표적인 복잡한 개념이죠. 이 개념들은 처음에 접하게 되면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디지털 광고 생태계를 파악하기 위해선 꼭 이해해야하는 개념들입니다. 각각의 역할들이 꽤 비슷하면서 또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 개념을 쉽사리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광고주 입장에서 특히 헷갈리기 쉬운 DSP와 애드 네트워크의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미 이를 설명하는 많은 콘텐츠들이 있지만, 각 플랫폼들을 보다 쉽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등장 배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애드 네트워크, DSP 등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하게 되었고,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일상 속에서 광고를 접하게 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어떤 전시회 광고를 옥외 광고판에서 확인할 수도 있지만,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서, 혹은 요즘 볼만한 전시를 찾다가 검색 상단에 추천으로 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때론 자주 사용하는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추천 딜로 뜬 알람을 보고 전시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사이트에서 우연히 배너 광고를 발견해 전시를 보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배너 광고가 노출될 수 있는 사이트도 너무나 다양하고 많습니다. 말하자면, 개인에게 광고를 노출하기 위한 선택지들이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이것은 즉 광고주들과 매체 모두 어떻게 광고를 하고/어떤 광고를 받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현재와 같은 광고 중개 플랫폼이 없던 과거에, 이런 고민으로부터 애드 네트워크라는 플레이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광고주들은 항상 더 나은 성과를 위해 어떤 매체를 선택할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매체 또한 자신의 플랫폼에 광고를 노출할 광고주들을 찾아 헤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주들과 매체들을 중개하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애드 네트워크였습니다. 애드 서버를 통해 다양한 페이지에 게시된 광고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면서, 애드 네트워크는 자신들이 중개하는 매체의 지면들을 광고주에게 팔기 시작했습니다. 애드 네트워크는 광고주의 예산과 타겟 기준에 따라 광고주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게 해줬습니다. 클릭(Click)을 원하든 노출(Impression)을 원하든 애드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광고주들은 원하는 방문자들을 얻을 수 있고 그러기 위해 얼마의 금액을 낼지 결정하기만 하면 됐습니다.
광고 시장이 성장할수록 애드 네트워크들의 수와 종류도 늘어났습니다. 처음에는 광고를 할 수 있는 지면 자체가 많지 않았다면, 애드 네트워크가 보유한 지면이 늘어날수록 방문자 수도 늘어났습니다. 결국 애드 네트워크들은 수많은 지면 중 어떤 성격의 지면을 중점적으로 취급하는지에 따라 종류가 세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애드 네트워크들은 자동차, 패션, 금융 등 특정 분야에 대한 트래픽을 판매하며, 지면에 특화된 네트워크는 모바일, 비디오, 반응형 중 일부 종류의 지면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광고주가 애드 네트워크에 가입하면, 광고주에게 애드 네트워크의 전담 매니저가 배정됩니다. 광고 캠페인을 진행할 때 필요한 매체를 배정하는 일과 일일 최적화 액션은 매니저의 몫입니다. 광고주들은 광고 성과를 추적하거나 캠페인 및 소재를 개선할 수 있지만, 그 의견을 반영해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니저에게 달려 있습니다.
즉 애드 네트워크라는 회사에게 의존하게 된다는 것은 장점과 위험성을 함께 가져옵니다. 먼저 좋은 점은 애드 네트워크가 구축해둔 네트워크를 누릴 수 있고, 매니저를 통해 운영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애드 네트워크가 남기는 높은 마진율과 불투명성입니다. 인간이 개입하는 일이기 때문에 과정이 불투명하고 이 과정에서 질 낮은 웹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더라도 광고주는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너무 다양한 종류의 애드 네트워크가 생기면서 오히려 광고주들은 어떤 애드 네트워크를 선택해야 할지 다시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애드 네트워크마다 각기 가지고 있는 지면이 달랐기 때문에, 네트워크끼리 필요에 따라 각자의 지면을 거래하려는 움직임이 생겼습니다. 또한 애드 네트워크들이 팔고 남는 지면까지 처리할 수 없을까 하는 수요가 생겼습니다. 이때 애드 네트워크의 남는 지면들을 모아 실시간으로 거래하는 애드 익스체인지가 해결책으로 등장했습니다. 기존의 애드 네트워크가 인력을 통해 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광고 인벤토리를 사고 팔았다면, 애드 익스체인지는 기술을 활용한 경매의 방식으로 광고 인벤토리를 거래합니다.
이 경매 방식이 바로 RTB(Real-time bidding)입니다. RTB 방식을 사용해 유저가 웹에 방문하는 순간부터, 해당 유저에 대한 광고 기회가 몇 초 내에 경매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프로그래매틱 광고 덕에 광고주들은 조금 더 고도화된 타겟팅으로 유저들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며, 매체들은 더 많은 광고 인벤토리를 창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애드 익스체인지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웹사이트의 퀄리티와 광고 노출 위치를 투명하게 볼 수 있고, 원하지 않는 웹사이트도 쉽게 블랙리스트에 등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철저하게 광고주들을 위해 등장한 플레이어가 바로 DSP입니다. 광고주들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선택지보다 더 효율적으로 광고를 운영하고자 하는 니즈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여러 애드 익스체인지, 애드 네트워크, SSP들을 연동해 광고주들이 한 번에 광고를 관리하는 DSP가 등장합니다. DSP는 여러 광고 캠페인을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최적의 세팅을 만듭니다. DSP 하나만으로 광고 지면을 사고, 집행하고, 트래킹하는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자동화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DSP는 데이터 관리 플랫폼(DMP)를 통해 광고를 보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올바른 잠재고객에 닿을 수 있도록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이처럼 기존의 플레이어보다 더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광고주들 뿐만이 아니라 매체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매체들 역시 고효율의 광고를 내보내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자 합니다. 매체 입장에서 애드 익스체인지, 애드 네트워크, DSP 모두에 접근해 효율적으로 광고 지면을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SSP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점은 DSP, 애드 네트워크는 기존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필요성에 의해 차례로 등장했으며, 생태계에서 각자의 존재감이 뚜렷한 플랫폼이라는 점입니다. 정확하게 하나의 큰 흐름 속에서 서로 독립된 일을 하는 구조로 이해하면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기존 플레이어의 단점을 보완한 솔루션의 등장이 곧 기존 솔루션의 퇴장을 의미하지도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각각의 장단점에 따라 여전히 존재감은 분명하기 때문에, 어떤 솔루션을 선택하는지는 상황과 필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격이 뚜렷한 매체 위주로 광고를 노출하고 싶을 땐 여전히 애드 네트워크를, 광고 운영 프로세스를 보다 투명하게 보고 싶은 경우엔 DSP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둘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을 통해, 광고주의 입장에서 DSP와 애드 네트워크를 포함해 다른 플레이어들의 등장 배경과 각각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으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