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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Over th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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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werty yui Nov 14. 2016

고양이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니 너가 좋아졌다는 고백ㅡ


새벽ㅡ우산이 없었다ㅡ미정의 단칸방은 가파른 언덕 꼭대기에 있었다ㅡ언덕 꼭대기 옥탑방, 파스텔톤 사진, 유럽여행, 귀여운 가게ㅡ따위에 슬슬 지쳐갈 때쯤이었다ㅡ오래된 철문을 밀자 끼익 하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ㅡ아무도 없는 방ㅡ나는 빗물을 닦지도 않고 침대 위 이불속으로 말없이 기어들었다ㅡ 이불을 덮고 몸을 한껏 웅크렸다ㅡ거친 숨소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ㅡ빗줄기가 창문을 부서질 듯 두드리고 있었다ㅡ눈을 감은 지 얼마가 지난 것 같았다ㅡ빗소리는 여전히 들려왔고, 나는 이불속에서 움츠린 채 그대로였다ㅡ꾸덕꾸덕해진 몸을 조금 움직이자, 사각사각 이불이 소리를 냈다ㅡ빗소리인 줄 알았던 소리가 뚝 그쳤다ㅡ화장실 문을 여는 소리가 끼익, 불 끄는 소리가 딸깍 하고 들려왔다ㅡ 나는 숨죽이며 이불 밖의 소리에 집중했다ㅡ발소리가 자박자박 들리더니 누군가 침대 옆에 앉은 것 같았다ㅡ나는 계속 자는 척을 할지, 방금 일어난 흉내를 낼지 망설였다ㅡ


알고 지낸 커플의 이별 소식을 들었다ㅡ나는 페북에 들어가 커플이었던 두 명 중, 남자 쪽 계정을 지웠다ㅡ


만약 내가 일을 그만둔다면 ㅡ이유는 100퍼센트 상사에 대한 '미소포니아' 때문일 것이다ㅡ쩝쩝 킁킁 카악 흠흠 끄응 쓰읍 ㅡ생각만 해도 소름끼친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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