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er's note - 닛코는 닛코가 전부가 아니다
나도 그렇게 높은 곳 까지 가볼 생각은 아니었다. 어딘가에서 주젠지 프리패스를 사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 마침 가장 멀리까지 갈 수 있는 버스 티켓이 50%나 할인하지 않았다면, 그 풍경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닛코의 명소는 꽤나 여러곳이 있다. 그 중에서도 꼭 들러야지 했던 장소가 있고, 얼떨결에 혹은 호기심에 가게 된 곳도 있다. 이틀간의 짧은 여행 기록을 남겨본다.
처음 닛코에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오사키 역에 붙어있던 JR의 기차 단풍 여행 홍보 포스터 때문이었다. 산악 지대니까 나무가 많고 단풍이 멋진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테지만, 아무래도 사진이 너무 멋졌다. 가봐야지 하는 마음 만으로는 계획은 계속 미루고 미뤄졌고 결국 가을은 다 지나가고 겨울의 끝 자락에 '거긴 눈이 있겠지' 하면서 닛코로 가게 되었다.
기대했던 장소는 동조궁과 Tawazawa Imperial villa 기념 공원이었다. 내 인상엔, 닛코는 한국의 경주 같은 곳이라서 유적지를, 일본 문화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을 곳들이 궁금했다. 신주쿠 역에서 환승 없이 닛코로 가는 방법은 아침 7시 반 기차를 타는 것 외에는 없다는 역무원의 단호한 말에, 어쩔 수 없이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다. 커피 한 잔 사먹을 여유 없이 기차에 몸을 실어 닛코에 10시 반쯤 도착했다. 역 내에서 버스 티켓을 구매했다. 그 티켓으로 모든 여행 계획이 바뀌었다.
닛코는 겨울이 비수기이고, 나머지 모든 계절에 방문객이 많은 편이라고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비수기의 관광객들을 위해 (업셀링 작전) 버스를 자유롭게 탈수 있는 패스가 반값 할인 중이었다. 나는 그 중에서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티켓을 샀다. 아마 원래 3,000엔 짜리 티켓이니, 할인이 없었다면 나는 얌전히 주젠지 호수 왕복권을 샀을테지만, 기왕 사는거 가장 먼 목적지인 유모토 온천까지 가는 패스를 달라고 했다. 노선 안내지에는 궁금해서 가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설경들이 군데군데 작게 소개되어 있었다. 버스 티켓을 "뽕뽑자"라는 마음도 한 몫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