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 기본

by By Grace

J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아이 돌봄 자격 수료증이었다.

신생아만 돌보던 경력에 연령대를 확대해서 유아까지 돌보는 전문 과정을 더 공부하고 싶다고 일정조율을 부탁할 때만 해도.

바쁜 일정에 사람 한 명 빠지는 게 나로선 썩 내키지 않았지만, 싫은 티를 내거나 거절하게 되면 서로 얼굴이 붉혀질 것이고 앙금처럼 녹지 않고 붙어있을 섭섭한 관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니 그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를 하겠다는 그녀를 생각하면 나라도 응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50 중반에 들어선 J는 이혼 후 안 해본 직업이 없었다고 했다. 항상 싹싹함과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쳐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가정으로 스케줄을 잡아 왔었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허투루 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 사업 6년 차인 시점에서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에서 j는 나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이기에

그녀에 대한 나의 애정이 각별했다. 그러고 보면 어느 업계나 늘 사람이 부족하단다. 나원. 정확히 말하면 사람이 부족한 게 아니고 잘하는 사람이 부족한 거다.


직원 평가를 두고 정량과 정성의 비중을 둔다고 하면 차라리 정량이 쉬울 수도 있는데. 사람을 상대하는 비즈니스는 결국 정량도 정성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무슨 대기업이나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도 , 급여가 높은 것도 아닌데 일일이 따지면서 채용하려면 누가 일을 하겠냐고.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돈을 못 번다고 한다.

나를 두고 아직도 배가 덜 고픈갑다고 핀잔주는 동종업계 대표의 씁쓸한 충고를 들으면서도 뜻을 굽히기에는 여전히 나는 나의 자기애를 놓지 못하고 있나 보다. 직원을 보내놓고 불안해할 바엔 차라리 고객을 거절하고 그 직원과는 일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다 보니 매월 지역 여성 인력개발에서 진행하는 채용설명회를 찾게 되는데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우리 회사와 계약을 당기려면 임팩트한 스피치가 필요했다.

나만의 카리스마로 여느 때처럼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열한 명 정도 지원자가 내려왔다. 이 중에 우리 회사와 결이 맞아 근무할 직원을 빨리 찾는 게 나의 미션이었기에 서둘러야 했고

당연히 적극적이고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는 지원자에게 관심이 갔다. 게 중에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 두어 명이 있었는데 “어때요? 입사 지원하고 마음이 드시나요?라는 질문에 팔짱을 낀 채로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 좀 해 보고 결정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생각을 해보겠다는 사람에게 어떻게 했어야 됐을까.

그럼 생각하시라 하고 입사서류를 준비하겠다는 사람위주로 방향을 틀어 이야기를 하자 잠시 후 민망했는지 아님 더 볼 필요가 없었다는 판단에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녀들에게

다음에 좋은 인연으로 뵙자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나로서는 최대한 감정을 숨기고 나이스한 태도였다고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이튿날 교육원 담당자로부터 그들이 민원을 넣었는데 자신들을 소외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찰나에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네?라고 되물었다. 솔직히 황당했다.

난 채용이 목적이었고 직업을 구하려는 사람과 미팅을 하러 간 것이지 상담을 해주고 안내를 해주며 그들의 궁금증에 일일이 답변해 주러 바쁜 시간을 쪼개어 간 게 아니었다.

사교모임도 아니고 누가 누구를 소외시켰다는 말인지 오히려 매너 없게 뚱한 표정과 중간에 자리를 뜬 그들은 자신들만 봐달라는 유아틱 한 사고방식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인생의 반을 산 어른의 생각은 아니지 않나 싶다. 어정쩡한 마무리의 통화를 마치고 여우의 신포도처럼 ‘그 사람은 입사를 했어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그런 일 못하는 직원이었을 거야 ‘라고 위로해 본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