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by By Grace


출근 후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기 전 보건소 직원들이 모닝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머뭇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주혜를 발견한 직원이 다가오며 상냥하게 말을 걸어왔다.


"어떻게 오셨어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


"네.. 제가 출산을 했는데요. 나라에서 지원을 받으려면 여기로 가라고 해서요."


"아아. 여기는 출산 후에 산모 신생아지원사업만 신청할 수 있고요. 산후도우미 아세요? 산모님 댁으로 가서 도와주는 거요. 신청 도와 드릴까요?"


"그건 이미 해서 지금 집으로 도우미 이모가 오세요."


"그럼 그 외 지원사업에 대해서 알아보시려면....."


잠시 난감해하는 직원을 향해 마치 화받이 대하듯 주혜는 어젯밤 늦게 귀가한 오빠에게 소리치듯 심한 욕설을 내뱉고 싶은 욕구가 터져 나왔다.


내가 궁금한 건 미혼모 지원에 대한 거예요. 남편요? 있어요. 있다고요. 근데 법적으로는 아직이에요. 혼인신고를 안 했거든요.... 그렇지만 어쩌면 앞으로 나한테는 남편이 없을지도 몰라요. 혼자서 아이를 키우게 될지도 모르죠. 당장 아이와 갈 데가 없어요. 저랑 아기는 어디로 가야 하는 알려주실 수 있나요?


"어머니?"


멍하게 서있는 주혜가 걱정스러운 보건소 직원의 서너 번의 반복된 호칭을 듣고서야 주혜는 정신이 들었다.


"네? 아아 네. 잘 알겠습니다."


뒤돌아 터벅터벅 걸어가는 주혜 뒷모습을 쳐다보며 보건소 직원들이 호기심에 수군거리자 주혜와 대화를 나누던 직원이 뛰어 나가 주혜에게 음료수를 건넨다.


"저어 어머니! 주민센터에 한번 방문하시거나 직접 방문이 어려우시면 온라인으로 먼저 알아보세요. 요즘은 다양한 부처에서 지원을 하고 있으니까 잘 알아보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


주혜는 자신을 향해 수군거리는 직원들을 뒤로하고 서둘러 보건소를 나왔다. 뭔지 모를 부끄러움이 거실에서 본 일렁 이는 파도처럼 몰려와 얼굴이 화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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