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외국 산모의 산후조리

가끔 당하는 영어 테러

by By Grace

"can you speak english? " (영어다........ 끊을까?)

"Is Madame Swan over there?"

"응?"

처음에는 장난전화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외국인 남편이 산후 관리 요청을 하려는 문의 전화였다.

"my son was born and wife need a helfer~"

그는 아내가 출산한 지 3주 정도 되었는데 조리원에도 있지 않고 바로 집으로 왔더니 너무 힘들어한다며 도움을 받고 싶다고 했다. 나 역시 낯선 외국 땅에서 출산한 산모를 관리한 경험이 있기에 의사소통이 충분하지 않아 불편을 감수했던 당시가 떠올랐다. 참 힘들었을 텐데...... 언어의 장벽으로 두 배는 힘들었을 생각을 하니 두 배는 짠한 맘이 들었다.

"Yeah. don't worry, i'll help!"라고 대답은 했지만 당연히 외국 산모라 신경 쓸 게 더 많았는데 제일 걱정은 현재 업무 중인 관리사 선생님들의 연령은 50대 중반에서 60대였고 이들이 영어로 소통하기에 아직까지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pexels-andrea-piacquadio-3760607.jpg 뭐라는 거야? 안 듣고 싶다고......


일단 먼저 산모를 만나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들은 후에 관리사 선생님에게 전달하는 게 최선이겠다 싶어

급하게 당일 약속을 했다. 아파트 입구에 도착해서 벨을 누르자 어찌 된 일인지 대답은 하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고 저쪽에서도 우왕좌왕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세 번 반복하다 결국엔 비밀 번호를 알려달라고 한끝에 스피커폰으로 비밀번호를 광고하는 우스꽝스러운 셈이 되었다.(다행히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관리를 받기도 전에 맞닥뜨린 첫 번째 장벽의 높음을 실감하며 만일 영어를 모르는 관리사 선생님이 가셨다면 되돌아왔거나 하염없이 다른 출입자를 기다렸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문득 이들은 마담 스완을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을까 궁금해졌다.

일반 제공업체도 아니고 특별한 광고도 하고 있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나한테까지 연락이 닿았을까.......

파란 눈의 산모는 모유수유 중이었고 여느 산모들처럼 많이 지쳐 보였지만 미소를 지어 보이며 "I'm tired of not getting enough sleep."라고 말했다. 아기는 인형같이 동그랗고 큰 눈에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4주 차 신생 아치고 같은 주수의 한국 아기에 비해 훨씬 작았다.


pexels-laura-garcia-3617850.jpg 너. 너무 쬐끄많다. 인형 같아.


언젠가 필리핀 산모가 한국 베이비들은 빅~베이비라며 3개월 된 자신의 아기보다 훨씬 커서 신생아 옷 나눔을 하고 싶은데 사이즈가 안 맞아 할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워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신생아 케어의 관점이 틀림.) 아기는 모유를 먹이며 하루 2번 정도 분유를 주고 있다고 했다.


30분간의 인터뷰를 마치고(영어로 된 저희 서비스 매뉴얼을 소개, 서비스 요금과 계약 과정을 설명)

가장 최적의 관리사님(경력 10년과 신중한 언행의 소유자!)께 도움을 청했다. 예상했던 대로 무슨 말이 통해야 일을 하지 않겠냐면서도 다행히 거절은 하지 않으셨다. 밤늦도록 영문 계약서를 작성해서 메일로 전송을 마친 뒤에야 나의 기업철학을 묻던 어느 협회의 질문을 떠올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되는 서비스는 어렵거나 과하지 않은 그저 인간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이면 충분한 거 아닌가? 쉽게 다가가는 걸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동시에 관리받을 3주 동안 과연 어떤 일이 생길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복잡하게 다가왔다. 우리나라도 다민족 체제 국가로 들어섰다. 앞으로는 외국인 산모들이 더 많아질 텐데 그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도 시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엄마가 처음이라 두렵고 궁금한 거 투성이일 텐데 정서적 문화 차이가 커서 쉽지 않을 외국인 산모의 심정은 더욱 간절했을 것이다. 게다가 친정엄마 찬스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기꺼이 친정엄마가 돼주겠노라며 달려갔으니.... 그들은 조금이라도 안심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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