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의식
드높은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하나 걸려있는 가을, 운동장에는 햇볕이 내리쬐고 교실에서는 삼삼오오 학생들이 모여 시끌시끌하다. 어수선한 교실 분위기를 깨며 문이 드르륵 열리고 한 선생님이 초콜릿 더미를 잔뜩 들고 들어섰다.
"얘들아, 이거 자리에 나눠줄 테니까 하나씩 먹어."
"우와!"
수화의 담임 선생님은 이 학교로 발령받은 지 1년 된 윤리 선생님이다. 신임 교사의 열정이 사그라들지 않은 때라 근무시간 외에도 아이들의 고민을 곧잘 들어주어 수화의 마음도 사로잡은 유일한 선생님이었다. 초콜릿은 기말고사 공부로 스트레스받을 반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생님의 선물이었다.
초콜릿을 나누어주는 선생님 주위로 아이들이 모여들자 수화는 가까이 가지 않고 뒤에 남은 아이들과 딴짓하다 선생님이 교실을 나가고 나서야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어..“
자리에 앉은 수화는 자신의 책상에만 초콜릿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화의 표정이 점차 어두워지며 조용히 일어나 교실을 나섰다. 수화가 도착한 곳은 담임 선생님이 있는 교무실이었다. 수화는 바로 문을 열지 않고 그 앞에 서, 작은 창 틈새로 분주해 보이는 선생님을 발견했다. 수화는 결심을 한 듯 문을 열고 들어가 담임 선생님의 책상 옆에 섰다.
"어? 수화야"
평소 친구 관계로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종종 찾아왔던 수화였던지라 놀라지는 않았지만 그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옆에 선 수화의 모습에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선생님, 저 싫어하시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