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입추가 지나고도 더위가 사그라들지 않은 늦여름, 5평 남짓한 방 안에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그 바람에 침대 옆 커튼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방 주인은 불을 끄지도 못한 채 잠이 들었고, 사람 손가락 한마디 크기정도의 작은 생명체가 그 얼굴 위에서 아등바등 움직이고 있었다.
“으아아앗 “
그 생명체는 양다리로 땅을 다지듯 힘껏 뻗으며 소리 내었다.
“아휴, 힘들어.”
“좀 펴졌으려나?”
숨을 내쉰 생명체는 트램펄린 위를 걷듯 리듬을 타며 폴짝 뛰어올랐다. 그렇게 정신없이 곯아떨어진 방 주인의 침대 위, 바디필로우로 건너가 그 얼굴을 한번 훑었다.
“몇 년을 다져도 팔자주름은 안 펴지네”
생명체가 바라본 얼굴은 그 작은 생명체와 닮은, 아니 완전히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판타지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