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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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남자

2022년 이곳에 애플스토어가 오픈을 하였다. 오픈 이벤트 당시 사용했던 메시지가 내가 2022년에 본 가장 강렬한 메시지였다. 이유는 애플의 정체성과 이 동네의 이름의 유래를 너무도 잘 보여 줬기 때문이다. 보자마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다채로운 생각, 비단처럼 펼치다.'


그렇다. 이곳은 과거에 비단을 만들기 위해 실을 뽑던 누에를 키우던 곳 중 하나가 있던 곳이다. 과거의 이런 곳들이 여러 곳 있었지만 유일하게 그 이름을 딴 곳이 이 동네가 되었다. 그 이유는 가장 커서였을 수도 있고, 가장 오래돼서였을 수도 있지만 난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는 그 흔적은 거의 사라진 체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놀이동산이 있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강북에서만 살고 있는 나에게는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상당히 먼 곳이다. 그래서 자주 가는 편은 아니다. 이곳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난다던지, 혹은 이곳에 새로 오픈한 콘서트홀에 공연을 보러 간다던지 정도이다. 위에서 언급한 놀이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서 만든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과 쇼핑몰이 오픈했을 때 몇 번 구경삼아 가 본 정도가 전부이다. 그리고 난 이곳의 있는 놀이동산보다는 용인에 있는 놀이동산을 더 선호하기에 더더욱.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홍대나 연남동에 거의 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곳에도 지난 편에서 언급했던 '-리단길'이라 불리는 힙플레이스가 있다. 지금은 원조인 경리단길의 아성을 넘어서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리단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시작 역시 이곳의 상징이 되어 버린 타워의 건립과 상관이 있어 보인다.


타워가 건립되기 전에는 사람들이 주로 놀이동산에 많이 몰렸었다. 그리고 타워가 있는 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단히 큰 교차로를 건너야 했기 때문에. 뭔가 대단히 특별한 것이 있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도로를 횡단하는 경우가 많이 없다. 특히, 이곳의 도로는 왕복 10차선 정도의 넓은 도로이기에 더더욱. 하지만 타워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길을 건너가기 시작을 했고-지하도를 통해서 건너기도 하고-그러면서 타워의 뒷동네까지 상권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추가적으로, 기존의 오래된 아파트들이 재개발이 되면서 전체적으로 소득 수준이 더 높은 사람들이 거주를 하면서 구매력이 더 올라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여기서 '더'라고 쓴 이유는 과거에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과 구매력은 높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더' 높아지면서 취향과 기호가 더욱 다양해졌을 것이고 이를 충족시키기기 위한 공급이 이루어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시장 논리이다. 이에 오픈런을 해야지만 갈 수 있는 식당들과 카페들, 베이커리들이 생겨났고 그것은 또다시 사람을 끄는 트리거가 되어 웨이팅의 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이곳에 떠오른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이곳을 중심으로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고깃집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이용하는 사람들의 연령층 역시 조금은 높은 편이었으며 이 동네에서 회사를 다니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사람들이 이곳을 기억하는 것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에겐 놀이동산으로, 야구장으로, 공연장으로, 봄날의 벚꽃 가득한 호수로, 혹은 그냥 본인이 사는 동네로.


나에게는 놀이동산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는 놀이동산 내에 있는 아이스링크로 가장 많이 기억되는,


그런 동네,

잠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