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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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런남자

동네 이름에 '삼각'이 들어가지만 지금의 동네 모습에선 '삼각형'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과거에는 삼거리여서 그런 이름이 납득이 될 수 있었지만. 지금 현재는 그저 지하철역 이름과 동네 이름으로만 불리고 있는 '삼각'이다.


이 동네의 사거리는 강북에서 대단히 중요한 교통의 중심이다. 북으로는 시청과 광화문을, 남으로는 용산과 노량진으로, 동으로는 이태원과 반포로, 서로는 공덕과 신촌으로 연결이 된다. 이 말은 특정 시간대-23시부터 다음날 5시 정도-까지를 제외 하곤 항상 정체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서쪽으로 향하는 길은 서울역에서 용산역으로 연결되는 기찻길 때문에 왕복 2차선 수준의 고가도로 연결이 되어 있다. 다른 길들이 왕복 6차선 이상의 도로인데 비해. 게다가 최근에는 대통령궁마저 이 동네로 이전을 해서 그 혼잡을 더하고 있다.


과거의 미군이 주둔하던 캠프가 있어서 인근에 군과 관련된 시설들이 많이 있다. 지금은 대통령궁으로 사용하는 국방부가 있고 맞은편에는 전쟁기념관이 있다. 국방부와 전쟁기념관 뒤쪽으로는 모두 미군 캠프 부지가 있다. 현재 그곳에 있던 미군들은 모두 평택 등으로 이전을 했지만 그 부지는 아직 그대로 있다. 몇몇 구역을 민간에 공개해서 공원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곳은 정말이지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다. 공원화한다고는 하지만 내가 보긴 10년은 더 걸릴 일이다.


이전 글-아마도 남영동을 소개하는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현재 서울에서 가장 힙한 길은 '한강대로'이다. 그 한강대로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고 한다면 그중 중간에 해당하는 동네이다. 남영동과 용산 사이. 이곳이 힙플레이스로의 자리 잡게 된 시작엔 하나의 고깃집이 큰 기여를 했다. 이곳은 나의 기억으로는 2018년 연말 혹은 2019년 연초에 오픈을 했다. 내가 그 당시에 아직 어디에도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을 때 후배와 함께 갔던 기억이 있다. 그리곤 극악의 웨이팅으로 유명해졌고 그 이후로는 나 역시 가 보질 못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지금도 서울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고깃집 Top5안에 들어갈 것이다. 아니 Top3 안에도 들어갈 것 같다. 그곳을 시작으로 이 지역에 특색 있는 F&B 들이 생겨 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고깃집은 위에서 언급한 서쪽의 고가 아래에 있는데 정작 새로 오픈하게 되는 곳들은 그 맞은편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 고깃집이 생기기 전에도 이 동네는 꽤나 오래된 식당들이 많이 있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이 이 사거리 한쪽에 있는 양곱창집이다. 동네에 '군'과 관련된 기관이 많은데 반해 이 식당의 이름은 '평양집'이다. 항상 볼 때마다 미묘한 sarcasm이 느껴진다. 그 이외에도 내가 이 동네에서 가장 애정하는 생선구이 백반집이 있다. 그곳의 시그니처는 더위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항상 식당 밖에서 고등어를 연탄불에 굽고 계시는 어르신이다. 그곳에서 밥을 먹고 나올 때면 항상 그분께 머리 숙여 인사를 한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라면서. 정작 나의 부모에겐 그렇게 하지 않는 그저 그런 아들인 주제에. 그리고 대구탕 골목 역시 유명해서 겨울이면 종종 가곤 한다.


건물들이 대부분 노후해서 다시 리모델링을 하거나 재증축을 하고 있는, 한때는 운동하던 곳이 이 동네에 있어서 일주일에 서너 번은 꼭 갔던, 그 덕택에 이 동네의 발전을 직접적으로 보고 경험했던,


그런 동네,

삼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