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변화
최근에 생긴 스타벅스 간판을 보면 약간 허전함이 느껴진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을 해 봤더니 기존의 'STARBUCKS COFFEE'에서 아래와 같이 'STARBUCKS'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건 단순히 간판의 텍스트의 변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BI(Brand Identity)의 변화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브랜드가 자신의 BI를 변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아무런 이유가 없이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회사 내부 정책의 변화 혹은 서비스 방향성에 작은 변화라도 있게 마련이다. 매일 같이 브랜딩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지금 시대의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브랜드 중 하나인 스타벅스의 BI변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참고로 난 스타벅스의 내부 사람도, 스타벅스와 일을 하는 agency 도 아니다. 그냥 스타벅스의 '헤비유저' 정도.
1) 브랜드 파워의 자랑
이젠 어떤 누구도 스타벅스를 보면서 '커피'를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 대단히 많은 커피집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스타벅스만 가는 사람도 있는 상황이다. 즉, 굳이 'STARBUCKS COFFEE'라고 적지 않고 'STARBUCKS'라고만 적어놔도 모두 '커피'를 떠올리게 될 정도의 브랜드 파워를 가진 것이다. 이에 점점 BI를 단순화해 나가는 작업을 스타벅스도 시작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2) 상품의 다변화
간판의 변화와 더불어 스타벅스에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다. 커피가 아닌 다른 음료들의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단적인 예로 최근 스타벅스의 슬리브- aka 껍데기(내가 만든 말임. 무단 사용하지 마십시오.)- 를 보면 모두 스타벅스의 tea 브랜드인 'TEAVANA' 라 바뀌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히 TEAVANA 의 프로모션 기간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스타벅스의 상품 다변화의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젠 스타벅스는 커피만을 파는 곳-물론, 본사에서는 경험을 판다고 처음부터 주장하고 있지만-이 아닌 다른 음료들을 파는 곳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전략적 판단이 내부에서 있었다면 아무래도 'STARBUCKS COFFEE'라는 BI를 가지고 가는 것은 약간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BI 자체를 'STARBUCKS'로 바꾸면서 음료의 상품군을 넓혀가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3) 다른 사업군으로의 확대
이건 약간 억지스러운 추측이긴 하다.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진 않다고 보인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스타벅스가 가지고 있는 현금 보유량이 미국 최대 은행이 가진 보유량보다 많다는 결과를 본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뭔 소리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특히 스타벅스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스타벅스 은행(?)에 돈을 어느 정도는 맡겨 두고 있다. 그렇다. 카드 충전 금액이다. 게다가 한국에는 '자동충전' 기능을 이용하는 스타벅스 헤비유저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그렇게 스타벅스 카드에 쌓여 있는 금액이 미국 최대 은행 현금 보유량보다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스타벅스 카드에 쌓여 있는 돈들은 다른데 사용을 하지 못한다. 모두 스타벅스에서 소비를 해야만 한다. 세상에 이런 은행(?)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본인이 예금해 둔 금액으로 그 은행의 금융상품을 무조건 사야 하는. 이렇게 쌓여있는 돈으로 스타벅스는 충분히 다른 비즈니스를 할 여력이 된다고 본다. 물론 이 이야기는 스타벅스 코리아에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위의 세 가지 사항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추측과 가설일 뿐이다. 그냥 단순하게 간판에 들어가는 비용절감을 위해서 일수도 있다. 내부의 사정은 아무도 모르니까. 하지만 요즘 들어 항상 하는 생각이 브랜딩에 관련된 것이다 보니 스타벅스의 브랜딩 책임자로 빙의해서 한번 내 생각을 적어 보았다.
그리고 혹시 글을 읽는 분들 중 '간판에 들어가는 글자를 바꾸는데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의문을 가지실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근데 대단히 안타깝게도 소비자들이나 사용자들을 전혀 알 수도 없는 것들을 회사 내부에선 며칠 밤낮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야근을 많이들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