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거
언제나 사람들이 모이는 지역들은 있어 왔다.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유명 볼거리, 먹을거리들이 있다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돈도 모이게 마련이다. 과거의 압구정동이 그랬고, 홍대 주변이 그러했다. 그렇게 지역 혹은 동네 위주로 소위 말하는 힙한 지역이 과거에는 형성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가로수길,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동네'에서 '길'로 힙한 지역의 형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힙한 '길'의 등장으로 전국에 꽤 많은 '리단길'이 만들어지게 된다. 난 기본 성향이 워낙 많이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많이 다니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힙한 동네가 되기 전 그냥 지역색을 가지고 있을 때부터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다니면서 관찰해 본 결과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힙한 길은 '한강대로'가 분명한 거 같다. 한강대로는 지도상으로 보면 상당히 긴 거리이다. 대략 서울역 앞에서 한강대교를 건너기 전까지 정도의 거리이다. 그리고 '대로'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그냥 왕복 8차선 수준의 도로이다. 하지만 그 도로를 중심으로 지금 시점에서 가장 힙하다는 장소들이 운영 중이고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한강대로'는 서울역부터 삼각지역 사거리와 삼각지역 사거리부터 한강대교 북단으로 크게 나눌 수가 있다. 오늘 리뷰할 곳은 한강대로의 중간 정도인 삼각지역 근처의 중식당이다. 우연히 오픈 한지 얼마 안돼서 알게 된 집이었고 처음 방문한 건 오픈하고 3일 차 정도였던 거 같다. 그리곤 며칠 전까지 대단히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곳이다. 좀처럼 재방문을 하지 않는 나의 성향을 봤을 땐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할 만하다.
상호명은 '꺼거'이다. 중국어 의미로는 '아는 형 혹은 오빠'라는 의미이다. 위치는 현재는 삼각지역 근처에 1호점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2호점이 최근에 생겼다. 일단 꺼거는 주차가 불가이고 꺼거2는 아마도 될 것 같지만 난 두 곳 모두 차를 가져 가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주차 여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예약은 꺼거2는 불가이고 꺼거만 평일 디너 첫 타임(17:00)만 가능하고 방법은 꺼거 공식 인스타그램(@wearegege) DM 으로 가능하며 일주일 예약을 해당 주 월요일에 받는다.
기본적인 장르는 중식당이다. 하지만 클래식한 중식당이라기보다는 홍콩식 중식당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삼각지점의 경우는 내부 인테리어나 외부 익스테리어 모두 홍콩에 있을 법한 로컬 식당처럼 꾸며 놓았다. 그리고 메뉴 역시 우리가 중식당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메뉴들은 없다. 볶음밥 메뉴들과 면 메뉴 그리고 요리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메뉴를 다 먹어 본 바로는 모든 메뉴들이 전부 평균 이상의 맛이다. 하지만 각 메뉴별로 양이 조금은 작아서 나 같은 대식가들에겐 여러 메뉴들을 다 먹어 볼 수 있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는 곳이다.
꺼거의 경우 웨이팅이 좀 심하다. 주말엔 더더욱
두 곳 모두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단무지 혹은 짜샤이 같은 류의 기본 찬이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메뉴 중 있는 오이무침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
근데 오이무침이 별로 안 싸다
꺼거의 경우 화장실이 대단히 열악하다
전 메뉴의 양이 조금 적어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난 재방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유는 특별한 게 있진 않다. 워낙 소위 말하는 '신상'들이 많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난 그런 곳들을 방문 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블로거도 인스타그래머도 인플루언서도 아니다. 그냥 직장인 아저씨일 뿐이기에 내가 이런저런 곳들을 돌아다닐 시간은 거의 주말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하루에 커피를 10잔을 마실 수도 밥을 5끼를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근데 커피 10잔은 몰라도 밥 5끼는 먹을 수 있긴 하다. 암튼. 그러다 보니 재방문보다는 새로운 곳을 가 보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방문을 한다는 것은 그곳만의 독특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꺼거의 경우는 독특한 경험인 거 같다. 실제로 홍콩에 가본 사람은 꺼거에 방문한다고 해서 홍콩에 와 있는 느낌이 들거나 하진 않는다. 음식이 홍콩풍의 음식이고 인테리어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홍콩은 그 특유의 냄새와 후텁지근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비슷한 누앙스를 느낄 수는 있다. '음식을 먹는다'라는 행위는 대단히 공감각적인 행위이다. 미각, 후각, 시각, 그리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각이 함께 할 때 사람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준다고 생각한다. 꺼거는 그런 '공간각'을 나름 잘 보여주고 있다. 꺼거는 홍콩 뒷골목의 느낌을 꺼거2는 홍콩 메인 타운의 느낌을. 두 곳은 거리상으로 많이 떨어져 있지만 두 곳 모두 방문해 보는 걸 권하긴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꺼거는 여러 요식업 브랜드를 운영하는 곳의 한 브랜드이다. 꺼거 주변에 다른 형제 브랜드들이 운영 중에 있다. 하지만 그곳들이 중식당은 아니다. 베트남 식당, 좀 거리가 있지만 남영동에 타이 식당, 그리고 최근에 생긴 일본 지하철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선술집. 모두 가 보는 것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tmi 하나는 꺼거 혹은 꺼거2에 방문하게 되면 한 소녀의 사진을 보게 된다. 그 소녀는 내가 알기론 사장님의 아내분의 어린 시절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