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우 Nov 12. 2018

바람이 행복한 항해

날아가는 것 같아, 즐거워 웃었었는데

#어른 #희생 #바람



언덕을 올라 연을 날리던 날에는

이따금 강한 돌풍이 불어

두어 걸음 앞으로 끌려가곤 했어.


날아가는 것 같아,

즐거워 웃었어.


이제는 좀 커서

그만큼 날아가려면

아마 돛이라도 펴야 할 거야.


그런데 이제는 그게

바람을 붙잡아 힘껏 막아섰던 것임을 알아서.


내가 바람일지도 몰라서

돛을 펼치기가 조금 무서워.


바람이 행복하게 돛을 펼칠 수 있을까,

나는 떨리는 손으로 돛을 부여잡아.





#위로 #힐링 #시집 #담쟁이에게보내는시

매거진의 이전글 가로등 불이 꺼지는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