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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순간기록

모나미 볼펜처럼

순간기록 #005

by 변신네모

필기구가 급하게 필요해 편의점으로 들어간 나는

매장에서 가장 저렴한 볼펜을 꺼내어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삑. 300원입니다.

검은색 모나미 볼펜의 가격이었다.


내가 국민학교 시절 처음 보았던 그 형태 그대로

판매되고 있는 사무용품계의 스테디셀러 모나미 153 볼펜.


아직도 500원 동전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있구나란 놀라움과 반가움에 이어

그가 지닌 한결같은 쓸모와 가치에 존경심이 몰려왔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상승하는 재료비, 인건비의 상승 요인 반영과

변화하는 트렌드에 모양을 바꾸거나 색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올려온 볼펜들과 달리

30여 년 전 가격과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해 왔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문자를 기록하는 필구기구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자란 브랜드의 초심 또는 변함없는 기업관을 가지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것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임은 분명할 것이다.


모두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외모와 스펙을 향상시키기기 위해

혈안이 되어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오늘날,

개인의 본질과 쓸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경제적 이윤과 일시적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나 다움을 지키는 퍼스널 브랜드의
길이 무엇인지?
그리고
당신의 본질은 무엇이지?


<monami 153>
프랑스어로 '내 친구(mon ami)'라는 뜻.
만년필이 주류였던 1963년, 금속 구를 단 국산 볼펜 등장.
출시 당시 가격 15원. 60년 누적 판매량 44억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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