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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신네모 Jun 04. 2024

국민학교 세대에 대한 예찬

순간기록 #032

최근 MZ와 함께하는 모임에 나가면

가끔 국민학교라는 말을 하고는

말 실수 한 것처럼 겸언쩍어지는 상황이 가끔 생기곤 한다.

물론 이를 통해 국민학교 세대와의 유대감이 다음 이야기의 주제가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국민학교는 지금의 초등학생을 1996년 이전에 부르던 명칭으로 국민학교 마지막 세대였던 1983년생까지의 세대, 즉 1995년까지 국민학교를 다닌 국민학생을 지칭한다. 학교를 늦게 다니거나 하는 등의 극히 일부 변수가 없었다면 오로지 국민학교로만 마친 마지막 세대는 1983년생이고, 국민학교 시절을 "경험"해본 마지막 세대는 1988년생이다. 참고로 국민학교 이전에는 보통학교, 소학교로도 불린 시대가 있었다.


국민학교 세대라고 하면,

아침 등굣길에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들어가고

매주 월요일 운동장에 모여 전교생이 교장선생님의 조례와 훈화를 듣던 기억을 떠올릴 것으로 믿는다.


한 반에 60명 정도의 학생이 10반을 훌쩍 넘었고

이렇게 밀집된 교실환경으로 인해

여름엔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벽과 천장에 달린 선풍기에 열기를 식히는 콩나물시루와 같은 교실의 전경과

겨울에 당번이 아침 일찍 먼저 나와 타온 조개탄을 난로에 넣고 신문지를 불쏘시개 삼아 태우며

난로 주위에 앉은 친구들이 얼굴이 달아올라 졸기도 했던 것을 떠올릴 것이다.

또, 도시락을 싸와서 같이 나누어 먹던 추억도 빼놓을 수 없다.

같이 쓰던 책상에 38선을 긋는 행위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책걸상을 앞뒤로 밀어가며 나무바닥에 왁스를 뿌르고 손걸레로 닦던 고된 환경미화 시간도 말이다.


물론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자 허용되었던 채벌이 떠올리며,

당시 유행했던 호랑이 선생님이란 드라마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존경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도 공유하고 있을 터이다.


솔직히, 자식이 없는 나로서는 요즘 초등학교의 모습을 가늠할 수 없다.

가끔 방송에 나오는 화면으로 에어컨과 큰 TV가 설치되어 있고, 급식으로 인해 도시락 가방은 필요 없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이 외에도 경제성장과 기술의 발전으로 학교 및 교육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세대를 가르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내가 살았던 시대를 공유하는 세대가 아직 있으며, 지금에 와서 당시의 추억을 올릴 때 신기하게도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할 뿐이다.

아니, 감사하다.


그러하기에 이렇게 예찬의 글을 쓰며

초등학교 세대들도 나처럼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웃음 짓기를 바라본다.


여러분은 어떤 세대에 속하시나요?
그리고
어떤 추억을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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