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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별연두 Mar 05. 2021

쓰고 싶은 글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위하여

 지난 수요일 휴가를 낸 남편이 차를 몰고 에버랜드를 향하고 있을 때, 뒷좌석에서 잠든 아들에게 무릎을 내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뭘까’를 고민했다. 오래간만에 글쓰기 모임(내 글빛)을 시작했는데 뭘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글쓰기 모임을 쉬는 동안 온라인에 올라온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쓰고 싶다. 다시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긴 했는데, 그때 내가 쓰고자 했던 이야기가 있긴 있었던가? 막상 글을 쓰려고 머릿속을 훑어보니 글을 쓰고 싶었던 마음은 기억이 나는데 그 글의 주제를 꼬집은 기억은 없었다.


Campbell @ unsplah


내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나의 글감을 찾기 위해, 먼저 나부터 소개하자면 나는 통제의 여왕이다. 그리고  통제의 대상은  ‘ 자신이었다. 어릴 때부터 일과표 쓰는 것을 즐겨했는데 계획표에 적어놓은   목록을 하나씩 지워가는 것이 나의 기쁨이자 인생의 보람이었다. 이땐 매일같이 해야 할 일들과 계획한 일들에 대한 반성과 다짐들을 글로 쓰곤 했다.

 한편 현재의 나는 그런 계획과 통제에 질려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인생에서 내가 통제할  있는 범위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과 달리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 갑작스러운 직무 변경, 나라는 사람과는 상관없이 나의 직무 자체를 싫어하는 동료(여기까지는 과거의 있었던), 회사 생활 이후 돌아오지 않는 나의  건강과 정신 건강, 결혼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집안일, 바로   앞에서  깜짝할 사이에 크게 다쳤던 아들... 등등 상황은 시시각각으로 변해버린다.

  어릴  과거의 상처를 덮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그런 글을 쓰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글을 쓰고 싶진 않다. 그런 피상적인 것보다 현재 나에 대해 쓰고 싶다. 나는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쓰고 싶다.  내가 오늘  먹고 행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Adeolu Eletu @ unsplash


지금 네가 하고 싶은  뭐야?
지금 네가 하고 있는  뭐야?
지금 네가 느끼고 있는  뭐니?

 그동안의 글이 지난날의 상념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 자아성찰이었다면, 앞으로는 소소한 나의 일상에 대해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첫 주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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