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305_명상일기day55
정말 간만에 쓰는 명상일기.
어제 나는 남편, 그리고 아들과 함께 한라생태숲을 다녀왔다. 남편 직장동료에게 전해들은 바, 이 곳에 노루, 오소리, 꿩, 딱따구리 등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셋은 노루나 오소리를 만날 야심찬 기대에 부풀어 아침 일찍 한라생태숲으로 향했다.
도착! 미세먼지가 좀 있으나 봄날의 화창함은 여전했다.아이는 방방거리는 발걸음으로 쫑알쫑알~ 나와 남편은 이러다 노루 도망가겠다며 아이를 향해 연신 쉿쉿 제스처를 취했다.
남편이 말했다.
“여기 초입에 연리목이 나오면 그 옆에 새복수초라는 꽃이 있대. 그것부터 보고 가자.”
연리목이 나오자 남편은 그 주변을 서성이며 꽃을 찾았다.
“왜 없지? 진짜 있는거 맞아? 우씨”
급기야 투덜대며 길이 아닌 덤불숲으로까지 찾아 들어가기 시작한 남편에게 물었다.
“오빠, 그게 어떻게 생긴건데?”
남편이 덤불숲 안에서 소리쳤다.
“몰라, 보면 딱 알 것 같아서 딱히 안 찾아봤어.”
에엥?!;;; 보면 그냥 느낌이 올것 같다니…
계속 새복수초를 찾아 헤메고 있는 바쁜 남편대신 인터넷검색을 해보았다. 인터넷 사진 속 새복수초는 이미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그 노란색 꽃들이었다.
진짜 헐이었달까?!;;;
이후로 생태숲을 도는 동안 새복수초는 생태숲 곳곳에서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복수초 해프닝은 참 웃픈 사건이 되어버렸지만, 우린 늘 이런 실수를 종종 저지른다는 것. 현대인들은 대게 명상에서 말하는 doing 모드로 살아가는데 이 말인 즉슨, 우리는 일상 대부분을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애쓰는 삶을 살아감을 의미한다. 주변의 수많은 이야기들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나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근데 정작 그 목적이 불투명할 때가 종종 있다.
예를 들자면, 각종 자기 계발들. 지금 나에게 필요한게 아니어도 그냥 모두가 해두면 좋은 거라 하니 일단 챙긴다. 그러다보면 쉴 틈없이 바쁘게 된다. 과거에 나도 그랬다.그렇게 이것 저것에 눈돌리다보면 정작 내 자신이 챙겨야할 나만의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생겼다.
오늘 내 남편처럼… 누가 예쁘다고 하니 열심히 새복수초를 찾긴 찾았는데 정작 본인에게는 예쁘지 않아서 김이 새어버린 경우처럼 말이다. 자기 계발을 하되 시작하기 전에 내게 맞는 자기 계발인지 아닌지 선별이 먼저다.
심지어 남편은 새복수초를 찾다가 봄이되어 땅 밖으로 빼꼼히 머리를 내민 새순들을 보지못하고 그 중 하나를 밟아버리는 비극아닌 비극(?)을 겪기까지 했다. 새순을 밟은 그의 표정이란!
모두의 가치가 나의 가치는 아니라는 것.
그 사실을 이해하고
내 생각, 감정, 감각의 경험을 신뢰하는 것.
나만의 색깔을 신뢰하는 것.
남눈에만 예뻤던 새복수초를 찾으려다
정작 자신에게 소중한 새싹을 밟아서는 안되지 않을까?
마음챙김의 태도 중 하나인 ‘신뢰’ 가
떠오르는 어제의 에피소드였다.
ps. 지난 금요일에 올린 명상 유투브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