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삽니다.
평생 함께 해야 할 단 한 사람은 우리 스스로인데, 우리는 평생 동안 몇 번이나 자신에게 말을 걸까요.
확언컨대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착각 중 하나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꾸 감정과 생각을 하나의 단어와 문장으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차원적인 감정은 정체를 지적하기 힘들게 모호하고, 생각을 해명하기 위해 가져다 붙이는 단어들은 그 의미가 협소하여 조악하기 그지없습니다. 따라서 함부로 한 단어, 한 마디로 규명 지어진 감정과 생각은 끊임없이 우리 안에서 통제되지 않고, 몸부림칩니다. 자신을 알아달라 몸부림입니다. 이를 다른 단어로 말하면 약하게는 '찝찝함', 좀 더 나아가서는 '자기 의심'과 '욕구불만' 심하게는 '자기혐오'쯤 되겠습니다.
스스로와 대화하지 않고, 의구심만 품고 있는 사람들은 검색창에 자신의 문제를 고백합니다. 그러나 구글과 네이버, 에브리타임과 컨설턴트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애당초 바깥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닐뿐더러, 스스로 명확히 규명하지도 못했는데 정확한 답을 도출해 낼 정확한 질문을 입력하지도 못할 테니까요.
후회와 자기 연민은 자기 이해 없는 질문에 이끌린 이에게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노력하여 답을 했는데 여전히 충족되지 못했고, 끝내 '자신의 부족함'을 원인으로 지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감정과 생각은 한 단어, 한 문장으로는 결코 설명되지 않습니다. 눈과 귀를 닫고 앉아 찬찬히 뜯어보면 생각지도 못한 자기 고백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글로 쓰면 더욱 좋습니다. 온전한 문장과 문단일 필요도 없습니다. 기승전결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당장 드는 감정과 생각을 흐름에 따라 써 내려가다 보면 분명하고 솔직하게 내가 원하는 것과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감정과 생각은 수 문단, 수 쪽을 넘어가며 상상하지도 못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합니다(그래서 심리 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는 끊임없이 말을 이끌어 내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상황과 선택지에 질문을 하지 마십시오. 어느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느 선택지에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십시오. 그리고 감정과 생각이 명확해졌을 때 필요한 질문을 밖으로 던지십시오. 우리는 누군가의 조언보다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에서 더 많은 지침과 방향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