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을 까다가

by 별사람

귤을 까다가

어릴 적 생각이 났다.


그땐 그저

빨리, 많이 먹고 싶어서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었다.


엄마와 할머니의 손끝은

하얀 속껍질을

하나씩 떼어내며

항상 느렸고,


너무 주물럭거려서

먹기 싫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내가

그 하얀 속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며

천천히 먹는다.


엄마랑 할머니는

나보다 먼저

내 소화를 걱정하고 있었구나,


그제야 깨닫게 된다.


그때의 손길을

늦게서야

내 손이 배워간다.


귤 한 조각에

사랑이 얼마나

많이 붙어 있었는지.

얼마나 귀한 사랑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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