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이
종이를 끌어안는다.
폭신한 걸음에
촉촉해진 마음.
손놀림은
하루를 기록하려
부지런도 하지만,
문장은
늑장을 부린다.
머리를 재촉해
잉크를 쥐어짜면,
폭신한 종이 위에
폭신한 만년필이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하루를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