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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May 10. 2018

카네기멜론(CMU) HCI 석사지원기

한 UX 디자이너의 입학 3개월 전...! 석사 SOP 팁

결국 이번 8월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Human Computer Interaction이라는 1년짜리 석사 프로그램에 입학하게 되었다.


사실 작년에 합격을 해서 입학할 예정이었는데 개인적인 문제로 올해로 재지원을 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포트폴리오를 내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포트폴리오도 직접 웹사이트를 개발해내고, Resume + SOP(Statement of Purpose라는 자소서)도 좀 더 다듬었다.


작년에는 5군데 정도에 지원한 반면 이번에는 딱 2군데에만 지원을 했다. 결정적으로 카네기로 가기로 한 이유는 작년 visiting days (합격자들이 학교를 방문하고 교수진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맛보기?라고 보면 된다)에 갔을 때 봤던 교수님들 연구나, 학생들이 서로 가깝게 프로젝트를 해서 매우 가까워 보였다는 것, 또한  학부가 IT분야가 전혀 아니었어서 네트워킹이 특히 잘 되어있는 부분에 대해 더 끌렸다.


 무엇보다 커리큘럼이 내가 원하는 방향이랑 잘 맞아떨어졌고, 여기에 오면 다른 건 모르겠지만 나에게 배움과 발전에 있어서 best resources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CMU Gates Hillman Center


이 글이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이 될지 , 정보성이 되어야 하는지 아직 뚜렷하게 모르겠다. 아마 진학을 하고 나서는 미국 생활이나 석사, 혹은 해외취업준비 그런 것들을 다루려고 했는데, 많이 바쁠 것 같기도 하고, 미리 독자들에게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보고 스스로에게도 진로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우선 석사를 "지원"하기 전에 생각해보면 좋을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사실 기본적인 이야기들 이겠지만, HCI에만 국한된 것일 수도 있고, 전반적인 석사 지원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 같다.



Your Rationale - Why are you applying?

제일 중요하다. 석사를 안전한 선택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 역시도 처음엔 그랬으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일 안전한 선택은 우선 학비 들이지 않고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큰 time & financial cost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석사를 지원할 때는 아래의 이유들에 적어도 몇 가지는 해당될 때 추천한다.


나는 내가 어떤 걸 배우고 싶은지안다.(모른다면 꼭 석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건 아니니까)

근데 배우고 싶은게 여러개라 explore해보고 싶다.(한가지만 택하기 아쉽다)

디자인도, tech 분야도 관련이 없었던 학부 전공을 해서 인맥을 만들고 싶다 (미국).  

커리어 포지셔닝을 바꾸고 싶다.

석사를 따는 해외에서 취업을 하고 싶다. (100% 보장이 없더라도)

빨리 이 분야에서 인정받고 진급하고 싶은데 내 경험이나 학력으로는 힘들 것 같다.

학비에 대한 지원을 받거나 자비(혹은 loan을 해서라도)를 들일 수 있다.


Your Storytelling - What's your background?

외국사람들이 특히나 스토리텔링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픽사의 스토리텔링 법에 대한 특이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1. 캐릭터가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을 더 중시하라."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과정과 개성이 중요시되는 미국 문화(or 서양 문화?)에서 스토리텔링은 어쩌면 한 줄짜리 레쥬메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들에게 색깔을 입혀라.
수동적이고 유순한 캐릭터는 쓰기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객에겐 독이다.

미국 학부 지원에도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현지인들이 알아주는 회사/활동/학교가 아니라면, 그 활동을 한 동기부여가 무엇이었으며, 무엇을 배웠는지, 또 그 이력을 통해 나라는 사람의 어떤 개성을 표출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나의 지원서에 스토리텔링은 내가 HCI 분야에 대해 알게 됐던 계기와, 그 계기 전에도 이미 HCI라는 분야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도시계획 전공을 하며, 결국 도시는 사람을 위해 디자인하는 것이고, 도시와 technology의 연관성을 떼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도시라는 플랫폼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차이가 있었고, 도시 플랫폼을 공부했기 때문에 더 사람들이나 환경에 잘 적용될 수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미국에서 학부를 할 때 Human Factors Engineering이라는 코스를 들었던 적이 있다. 주변인들은 전혀 다른 전공 수업을 듣는 나를 엉뚱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때 필수 도서이자 디자이너들의 필수 도서이기도 한 Don Norman's Design of Everyday Things를 읽으면서 "이게지금뭐하는거지?!"라는 생각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추상적이면서도 응용가능한 개념들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학부 졸업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진로에 대해 1년간 방황해서 엉뚱한 것들을 많이 해본 것 같고, 그중 하나가 국내 테크 회사에서 인턴을 하게 된 일이었다. 2016 년, 운이 좋게도 회사의 멘토님에게  'UX'라는 용어를 제대로 접하게 되었다. 그 뒤로는 이 분야에 큰 관심이 생겨 해커톤, 스터디, GRE 대학 입학 시헙공부 등을 하며 지냈던 것 같다.


이 글에는 생략한 부분들이 많지만, SOP에는 다양한 방황(?)적인 활동들을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에 애썼고, 내가 왜 이 분야에 대해 열정이 생겼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사람, 디자이너가 될 것인지에 대해 '그려지는' 글을 썼던 것 같다.


Your Fit - Do we match?


기본적으로 내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이랑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 (스킬, 경험), 내가 가지고 싶은 무기 가 잘 매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서를 살펴보는 심사원이나 교수들도 무수한 정량적/정성적 데이터를 통해 지원서를 몇 분만 봐도 학교에 맞을 것인지 아닌지 대략적인 판단은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조사를 좀 더 해보고, 이 학교에서 좋아하게끔 자신을 포장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 좋은 방법은 자신이 정말로 관심이 가는 커리큘럼이나 분위기, 교수진들을 가진 학교들을 지원할 때에 특정한 교수님, 연구,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는 용어 (ex. 카네기 mhci에서는 한 학년 동기들을 cohort라고 부른다)를 mention 하는 것이다.




나는 합격 후에도 각 학교의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facebook, twitter, instagram까지 살펴보다가, 직접 가보고 분위기를 보고 결정했는데, 이런 스토킹(?)은 입학 전에도 충분히 도움될 거라고 생각한다.  또 LinkedIn에서 현재 재학생이나, 그 학교를 나온 사람들의 프로필도 살펴보다 보면 어떤 방향성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무리이자 또 다른 시작!

유학생활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기.

개인적으로는 꿈이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 하고 싶어 할 때 분명한 아웃풋을 바라지 않고서 결정할 때가 사실은 더 많고, 그것이 맞다 틀리다의 기준은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경험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면 석사는 경제적 지원도 학교에서 잘 안되고 졸업 이후의 진로에 관한 리스크가 크다. 나도 미국에서 학부를 나왔음에도 분명히 외국생활이 힘든 부분들이 많고, 설령 외국 생활이 국내 생활보다 훨씬 더 잘 맞다고 해도 요새 외국인이 취업되기가 힘들다. 그나마 HCI는 STEM 분야라 취업 확률이 좀 더 높지만, 여러모로 실력을 떠나, 외국 생활/정착이란 본인의 성향과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찾아볼 때도 state school vs private school의 차이라던지, 프로그램의 기간이라던지 (2년짜리 프로그램이 인턴이 가능해서 외국인구직자한테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 등등) 개인의 상황에 맞는 것들을 고려해야하고 이는 모두에게 주어진 생각하고 선택할 자유이다.



그리고 나의 고민과 기대

주사위는 던져졌다. 개인적으로 걱정이 되는 부분이 많지만, 커리어면에 있어서 마음껏 배우고 실험해보고 사람들을 만나는 이런 기회는 앞으로의 1년이 가장 결정적이지 않을까 싶다. 프로그램 특성상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specialty분야를 정해야 할 것 하는데 그것도 아직 물음표이다.


Medium에 영어로 블로깅을 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있지만, 아직은 브런치가 편한 것 같다 (구독자 분들도 많고 ㅎㅎ). 아직 당장 1,2년 뒤에도 어떤 포지션으로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매일 하고 싶은지에 대한 부분은 물음표인 것 같다.


나도 찾아가고 있는 중이기에... 나보다 앞서서 UX Designer가 된 분들을 LinkedIn과 Medium으로  스토킹(?)하는 일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유학생활에 관한 글을 쓸 때는 단순히 해외 생활이나 디자인 프로세스,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쓸 예정이다.


p.s. 앞으로 다루면 좋을 것 같은 토픽, 석사 생활이라던가 제 프로그램에 대해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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