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내가 디딜 땅이 있을까

by 이병도

내가 디딜 땅이 있을까? 과연 있는 걸까? 늘 희미한 빛을 따라 걷고 그 빛을 간신히 잡은 것 같을 때면 빛은 빛이었다. 빛은 빛이었다. 개츠비가 좇던 그 초록빛처럼. 손바닥을 펴서 잡으려는 그 빛도 주먹 사이사이에서 새어 나갔다. 다자이 오사무, 앨런 튜링, 김광석. 아마도 도무지 삶이 좋은 곳으로 가고 있다는 징조들을 모두 잃었을 때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어디서 희망을 얻고 이 삶을 살아가야할까. 어디일까. 땅이었다. 땅이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안정을 주지만 나는 과연 어디서. 어디서. 어디일까. 내 삶은 늘 그랬다. 희미한 빛, 놓침, 희미한 빛, 놓침. 과연 도통 취하지 않고 살 수 있던 삶이던가.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아마도 이 글을 볼 내 친구들에게, 이 글은 나 자체이자 나의 일부이자 나 자체이자 나의 일부라고. 그래도 또 내일을 살아나겠지. 간이 안 좋아지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게 주어진 운명이다. 운명을 거스르면서 정상인인 척 살 필요가 있던가. 참으로 좋은 삶이다. 병신 같은 절차, 질서, 규칙, 예의, 이 글에 이미 좋아요 찍은 병신 같은 프로필 지껄인 새끼들. 좆까. 온통 엉터리가 폭력적으로 날뛰는 세상에 매일 같이 구토가 쏠린다. 우리 모두 이미 벌거벗은 몸이니까 좀 진짜진짜 솔직해지자. 넌 이미 가진 것도 없으니 결코 잃을 것도 없으니깐. 지금은 시치다 준마이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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