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사람을 세상에 표출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글을 통해, 그림을 통해, 사진을 통해 그리고 말을 통해. 하지만 나를 표현하기 싫을 때에도 이런 표현들 속에 감정이 묻어 나오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게 하는 표현이 분명히 있을 텐데 자신이 아프고 화가 났다고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필요가 있을까. 이런 표현들은 담담한 것 같지만 사실은 타인에 대한 분노가 숨어있다. 그리고 상대방은 담담한 표현에서 이상한 불쾌감을 느낀다. 한글은 참 미묘한 언어다. 어미에 따라, 순서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한국의 인간관계가 다른 나라보다 복잡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혹시 나는 어미 처리를 잘못해 다른 사람의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