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 많은 사람

by 최벼리

어제 승지님이랑 나눈 대화중에 인상깊었던 말이 있다. 승지님은 '왜 저는 숨기는게 없을까요? 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요' 라고 하셨다. 스물 한 살의 풋풋한 대답이 싱그럽다. 스물한 살 이어서 그런것은 아니다. 내가 스물 한 살 때는 반대로 '왜 나는 비밀이 많은가'에 대해 고민했으니까.


사회인이 된 지금은 매일 사회생활이란 이름으로 나를 얼마나 드러내고 숨길 것인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나는 마냥 밝기만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내 슬픔을 드러내는 일이 민폐인것 처럼 여기며 늘 조심스럽게 대한다. 그리고 대충 적당한 미소를 디폴트 표정으로 포장한다.


숨기려하는 모습과 드러나는 모습 중 어느게 진짜 내 모습인지 고민하는 건 평생 숙제다. 비밀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이런 고민이 덜 했을까? 그 어떤 비밀이 있더라도 반드시 드러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에게 비밀이 들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보다는, 알면 뭐 어때. 알아도 나는 자신있어. 할 있는 담담한 태도와 여유가 관건이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다.


나에겐 수많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하지만 그 자물쇠를 푼다고 해도

세상에는 생각보다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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