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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물다방 Jan 24. 2021

[식물다방] 온라인에서도 #식물이야기

- 식물이 아니면, 살면서 이렇게 많은 댓글과 디엠을 언제 또 받아볼까

 나에게는 아주 귀여운 수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얼마나 귀여운지 궁금하신 분들은 바로 아래의 링크로 찾아오시라.


https://youtube.com/user/bhyun422


 혼자 찍고, 혼자 (핸드폰으로) 편집하고, 혼자 썸네일을 만들어 올리는 가내수공업 영상들이지만, 난 카메라 앞에서 꾀나 진지했다. 내가 아는 것을 최대한 올바르게 전하려 했고, 식물에 대해 하나라도 더 잘 알리기 위해 투머치 토커가 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오프라인에 이어서, 난 온라인에서도 식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늘지 않는 구독자와 조회수에 슬픈 날도 많았지만,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댓글이다. 악플보다 무플이 무섭다는 세상인데, 내 채널에는 생각보다 많은 댓글이 달려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 댓글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알 수 없는 소명 의식까지 생긴다.


 댓글 대부분은 본인의 식물 상태에 대한 질문이 많다. 잎이 갑자기 색이 변했어요. 잎이 갑자기 떨어져요, 뭐가 문제일까요? 잘 자라던 아이가 갑자기 고개를 숙입니다. 분갈이를 지금 해도 될까요? 분갈이를 해야 하는 걸까요? 제가 흙을 이렇게 배합했는데 괜찮은 걸까요? 왜 저희 집에서는 꽃을 피우지 않을까요? 영양제를 주면 될까요? 물이 모자란 걸까요?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저는 식물을 키우지 말았어야 하나 봐요ㅠ


 그동안 받았던 질문을 지금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다.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유튜브를 시작하고 2019년 11월에 올린 영상에도 여전히 이런 류의 식물 상태를 질문하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 그래도 최근에는 식물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식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생기면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답답한 경우가 많은 듯하다. 나 역시 받은 질문들 중에 모르겠는 것들은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막막한 걸 보면, 이 댓글을 다시는 분들은 얼마나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댓글의 길이를 보면 그 간절함마저 느껴진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부담이기도 하다. 내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니, 제대로 알려드리지 못한다는 죄송함과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한 화가 남이 공존한다. 유튜브를 하면서 영상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보다 댓글에 답변을 달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욱 크다.


 가끔 밀려오는 온라인 식물 상담에 지칠 때도 있지만, 영상이 식물 생활에 도움이 되었다는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  답변을 안 해줄 줄 알았는데 해줘서 고맙다는 DM 등이 나에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문득 내가 인생을 살면서 식물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댓글과 DM을 어떻게 받아보겠는가. 그냥 다 감사하다.


 다방면의 식물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만든 <식물다방>


 커피를 파는 곳도 아니고, 매장도 없고, 실체도 없지만 나는 이렇게 온라인 상에서 누구든 놀러 올 수 있는 다방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식물을 잘 키우고 있는 건지, 궁금한 것도 많고, 그냥 식물을 키우며 생긴 소소한 에피소드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왜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나 영화 이야기를 하고, 술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나서 술 이야기를 하지 않던가.


 식물 키우기를 혹은 그냥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나, 마담 보리 없이도 즐겁게 수다 떨 수 있는 공간이 <식물다방>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론은 오늘도 우리는 온라인에서도 식물 이야기로 즐겁다.




다방면의 식물이야기가 있는 곳, 식물다방에 오신 여려분을 환영합니다.

저는 식물다방 마담보리입니다:)


40년 가까이 식물 농장을 운영하시는 시부모님과 함께 원예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직접 길러낸 식물과 트랜디한 식물들을 종로꽃시장에서 판매했습니다. 그러다 제대로 식물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에 2020년 편입을 통해 두번째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현재 열심히 원예디자인 학부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학업을 하면서 동시에 [바이그리너리]라는 브랜드를 통해 카페, 전시, 무대, 웨딩홀, 정원 등 다양한 공간을 식물로 구성하는 일을 합니다.


원예치료사로서는 꿈의학교, 초등학생 스쿨팜 교육과 weeclass청소년, 특수학급 , 어르신 대상으로 식물을 매개로 한 원예치료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브런치의 작가이자, 농민신문의 오피니언 외부 필진으로 활동 중이며,

유튜브 채널 <식물다방 마담보리>를 운영,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고,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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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곁에 있고 싶은 당신을 위한 모든 것, [바이그리너리]에서는

식물 기반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식물다방]을 함께 운영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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