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들의 변화에 대한 선택들이 바람직해지길 바라며
제주도도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내겐 그저 친한 친구녀석이 사는 여전히 지상낙원같은 곳이다. 좋은 기억만 가지고 있어서인지, ‘여유’와 ‘디-스트레스’의 상징과도 같다. 심지어 관련 단어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프랑스에서의 경험에서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으로서 방문했던 특정 지역에서의 기억이 주는 안도감 같은 것. 기억은 어쩌면 도시를 바라보는 현재의 감각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도시는 각각 다르게 느껴진다. 살기에 좋은 도시, 주말 여행에 좋은 도시, 휴가때 머물기 좋은 도시 등 방문하는 목적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 거주자 중심으로 본다면, 연령별 비율, 도시에 수년간 머물게되는 계기들, 거주민 대비 관광객 수 등이 도시 이미지까지 닿아 또 다르게 평가된다. 결국 누가사는지, 거주민들의 삶의 질은 높은지, 지속가능한지, 재방문의사가 드는지 등이 중요히 다뤄져야할 것들인 것이다.
파리에서는 지난달부터 도시중심지의 “자동차”진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ZTL). 구도심이 존재하는 프랑스의 소도시들에선, 의도적이었던 그렇지 않던 이미 차량 진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편, 자전거도로의 건설 또한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 관련 정책이 보행자의 이동성을 악화시킨다는게 주된 이유다. 하지만 대부분이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된 결과로 이해한다.
제주도는 몇 년 전부터 기본계획 차원에서 ‘15분 도시’ 개념을 적용해 도시를 재구상(성)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지난주엔 제주도 15분 도시팀과 자전거 인프라 관련 팀에서 파리에 출장을 오셨는데, 꽤 수준높은 보고서를 직접 가져와 전해주셔서, 그 열정에 설렘을 감추기 어려웠다. 제주도가 인프라나 대중교통의 개선에만 국한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경험하며 얻은 생각과 지식을 공유드렸다. 단순 자전거도로의 확장이나 건설보다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먼저 들여다본 뒤, 더 작은 단위에서 실질적 테스트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가 생각하는 도시의 근접성(proximity)은 ‘도시민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얼마나 확보했는가’이다. 그 선택지의 수는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행복과도 건강과도 이어진다. 자전거도로 이야기를 할때도, 전동킥보드 이야기를 할때도 마찬가지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의 전제하에, 선택지가 늘어나는 개념인 것이다. 그러니까, 자전거도로의 폭을 어떻게하고, 헬멧을 어떻게 쓰고보다, 이 자전거도로의 옵션이 어떤 새로운 가능성들을 열어주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본다.
결국 도시의 근접성을 높이는 작업인 ‘15분 도시’ 컨셉은, 단순히 물리적 인프라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주고, 그 선택지들이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과 연결되기를 기대하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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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도시 큐레이팅
근접성, 15분도시에 촛점을 둔 프랑스 파리의 도시변화에 대한 도시 큐레이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서울시 성동구, 동작구, 제주도청, 고양시, 대전시, 전주시, 국토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 서울연구원, 국토부 등 도시계획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파리를 방문하실 계획이 있으시거나 기획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도움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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