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건설보단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가 먼저
지난 주말 내게 없던 한 감각의 영역의 문을 열었다. 마항몽타규(Marin Montagut)에서 본 기념품들은,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넘어서 이야기를 담은 느낌이었다. 그 이야기들을 내 집으로 가져가는, 말그대로 Souvenir의 역할을 하는 가장 완벽한 장소였다. 그전에 들렀던 꺄또 헤트로(Catho Rétro)도 평온해지는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따뜻한 장소였다.
두 멋진 장소를 이동하며 만난 자전거 광고에 대해서 몇 자 남겨보려 한다. 내가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유는 물론 어렸을때부터 가까이 해오던 친구이기 때문도 있지만, ‘15분 도시’ 관련 일을 하면서, 파리에서 보여주는 보행과 자전거를 위한 공간의 전환으로 더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다. 안전하고. 쾌적하고. 건강하고. 끝!
그럼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현재 도시가 가진 문제들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지, 누가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체론적(holistic)이고 체계적(systematic)인 접근이 필요하다. 자전거를 이용한 광고의 장점의 꼬리를 “자전거 타는 사람 - 광고주 - 지역민들 - 도시 - 환경” 순으로 이어가며 생각해보자.
1️⃣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겐,
- 돈도 벌고 건강도 좋아지고 : 친한 친구 중 한명은 자전거타는걸 너무 좋아한 나머지, 일의 양을 줄이고 자전거 배송업을 아르바이트삼아 하고 있다며 행복해 했다.
2️⃣ 광고주들에겐,
- 광고비, 유지비 절약이 : 있을 것 같다. 연료비는 물론이고, 특별히 큰 투자 없이 광고를 할 수 있다는게 효과가 좋은 방법중 하나일 것이다.
- 광고의 효과 측면에서도 : 적잖게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파리에서 나도 처음 본 방식이라 눈을 10초 이상 떼지 않고 바라봤던 것 같은데, 유튜브 광고를 10초이상 본적이 있나 싶었다.
- 유연하고 기동성도 좋다 : 특히 파리는 ZTL과 같은 지역설정으로 자동차가 쉽사리 도시 중심을 진입하지 못한다. ‘100% 자전거도시’를 지향하는 파리에서, 그 기동성은 광고주들에게 자유와도 같을 것이다. 특히 그 대상이 다양한 소비자층일 경우 더욱 그럴 것.
3️⃣ 바라보는 행인1,2,3… 에겐 어떨까?
- 느림의 미학이랄까 : 자전거 속도가 느려서, 광고를 천천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메세지를 충분히 전달 받을 수 있다는 뜻.
- 이 광고가 지역의 광고라면 더 강력하다 :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공감대를 얻거나, 지역의 이야기를 할 경우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 소통은 덤 : 자전거 광고를 하는 친구에게 약간의 마케팅 능력을 기대한다면, 행인들이 언제든 소통하며 광고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같이 말이다.
4️⃣ 조금더 범위를 키워서 도시에게는,
- 자전거 광고가 필요한 공간은 넓지 않다 : 교통의 흐름을 크게 방해하지 않고, 좁은 도로폭만을 이용해서 다닐 수 있어 안전하고 예상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다.
- 시각적 공해가 적다 : 전광판이나 빛을 사용하여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아, 쓸데 없이 도심스트레스를 +1 하지 않아도 될 것. 다른 이동수단 광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관을 덜 해치고, 조용하고, 쾌적하다는 표현까지 하고 싶다.
5️⃣ 궁극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적 광고가 될 것 :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행동가가 될 수 있다.
- 모두에게 전달되는 책임감 : 친환경적 방식인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동시에 높이는 사례가 될 것이다.
모두가 이런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도시관련자, 도시변화 관심자 등 ‘내일의 도시’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할테니 말이다. 자전거 광고로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이유는, 도시의 리듬과 속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우리가 근거리에서 필요한 서비스들을 이용하는 건, 특권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위해 도시가 변할때, 건강과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건 쉬운 계산이지 않은가?
우리는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성과물(output)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진정으로 도시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결과(outcome)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방향으로의 작은 생각의 변화로 더 크고 긍정적인 방향의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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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도시 큐레이팅
근접성, 15분도시에 촛점을 둔 프랑스 파리의 도시변화에 대한 도시 큐레이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서울시 성동구, 동작구, 제주도청, 고양시, 대전시, 전주시, 국토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 서울연구원, 국토부 등 도시계획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파리를 방문하실 계획이 있으시거나 기획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도움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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