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âteau de Vaux-le-Vicomte의 Grand Noël 겨
겨울이 가기전에, 경험적 기억이 없어지기 전에 왜 가장 인상깊었던 경험 중 하나였는지를 메모해본다.
유럽의 겨울의 낮은 특히 짧아 자연스레 크리스마스 장식이 전해주는 따스함이 특별하다. 성탄절과 새해맞이는 지나면, 또 다른 해를 지낼 에너지를 전해준 장식은 아쉽게도 그 감흥이 사라지며 철거된다.
몇 주 전 다녀온 ‘보-르-비콩트 성’의 겨울 연례행사인 Le Grand Noël은 여러번 기대를 넘어서는 다른 차원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집에서 차로 한 시간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이 성은, 루이14세때 재무부장관(?)끕 인물이 한 조경설계자에게 의뢰하여 탄생하였는데, 이후 베르사유궁전의 설계에도 영향을 주었을 만큼, 프랑스 조경 미학의 시초라 할 수도 있겠다.
암튼 내가 기억하고 싶은 “문제”는 다른데 있다. 이 완벽한 형태의 성과 이 겨울투어 구성이 너무 좋다….��♂️
1️⃣ 성의 입구에서 전달 받은 붉은 융 망또를 걸치고 목에 끈을 묶는 순간, 내 세계관은 통째로 바뀐다. 그 순간부터 내가 왕이 된다. 어렸을적 아부지께서 머리깎을때 둘러주시던 보자기가 나를 슈퍼맨으로 만들어주었던 것처럼, 이 별거 아닌 망또를 두르는 순간, 공기마저 바뀐다.
2️⃣ “조각된 듯한 정원”의 한 가운데 위치한 대칭형 성과 그 성을 둘러싼 방어를 위한 수로는 이미 판타지스러운 모습이었다. 넓은 스케일과 낮은 밀도에서 예상되는 무료함은 전혀 없이, 걷는 속도에 딱 맞춘듯 경관의 시퀀스가 변한다.
3️⃣ 성 안은 이 완벽한 기분의 카타르시스를 폭발 시킨다. 각각의 방에 서로다른 이솝우화의 테마로 구성된 장식들은, 이솝우화를 들려주는 감성과 그 다양한 스토리라인은,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장식보다 화려했다. 특히 간혹 킹받는건, 까딱까딱 고개만 흔드는 대충만들어놓은 쥐 인형이 의인화되고 눈을 사로잡는 것;;
4️⃣ 비디오맵핑 쇼는 이날의 마지막 이벤트였는데, 그 기다리는 시간역시 가만두지 않는다. 꼬챙이에 꽂아준 밤톨만한 1일 1마시멜로는 관람에서 눈, 귀, 촉감, 소리에 이어 미각의 기억까지 남겨준다. 함께 간 공손부부가 잠시 넘겨줄게 있어 일하는 동안 연기에 눈물흘리며 구워다줘 더 맛있었는지 모르지만, 아주 기똥찼다.
5️⃣ 성벽에 쏜 비디오는 겨우 12분이었고, 어떤 스토리를 전해주려하지 않는 컨텐츠였지만, 리밋이 없는 소설책처럼 상상의 바운더리를 허무는 더 크고 넓은 영역을 열어주었다. 성이 한 10m는 높이 있었으려나,, 비디오 맵핑을 보는 내내 다른 사람의 머리 사이사이로 어렵게 볼 필요는 없었고, 흔들어놓은 주머니 속 손난로에 손을 녹이며 성을 떠났다.
성인인 우리들도 우리지만, 어린아이들에겐 정말 행복한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역사적 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국내 최고의 ㅇㅇㅇ, 최대 규모의 ㅇㅇㅇ’와 같은 광고카피는 필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미 수준 높은 하드웨어에, 감성적이고 경험적인 소프트웨어가 만났을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 체험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도시, 환경, 조경, 경관,,, ‘사람중심계획이 곧 최고의 가치’라는 것이 틀리지 않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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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도시 큐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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