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by 해진

실재하는 것 안에는

순환이 존재한다


우리의 단단한 육신은

티끌로부터 왔으며


마지막에는 햇빛에 비치는

먼지가 된다


돌고 도는

삶의 이치를 알려면

눈부터 밝아져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는 것들로부터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삶의 이치를 발견하려고

너무 멀리 가지 마라


텃밭의 콩꼬투리 하나에도

온 우주의 생성과 소멸의 원리가

들어있는 것을 안다면

가던 길 멈추고 돌아와야 할 것이다


먼지는 먼지일 뿐이고

콩은 콩일 뿐이라고 해도

그들은 억울해하지 않는다


먼지가 되기 전과, 콩이 되기 전의

그들의 모습을 그들은 다 알고 있다


아이들을 보라

우리가 그들을

키워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들의 천진한 웃음은

우리의 삶을 키워내는

생기가 된다


그러니

큰 것만이 작은 것을 키워낸다고

생각하지 말라


우리가 생각하는

그 작고 하찮은 것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


큰 것은

작은 것을 키워내고

작은 것은

큰 것을 키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