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 뱃속에서의 기억이나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기억할 수 없는
어린 시절의 기억은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비밀이다
이 비밀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그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다
그 누군가가
그 비밀에 대해
언급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말하는 자의
느낌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다
그것들은
단지 너무 오래되어서
허물어져 버렸거나 마모되어서
우리의 기억에서
먼지처럼 사라졌을까
엄마 뱃속에 있는 아가는
과연 어떤 꿈속에서 행복했을까
뇌가 형성되기 이전의 생명체는
꿈꾸는 것조차 불가능할까
아니면
그들의 그 순수했던 기억을
현생과 차단시켜 놓았다가
우리가 신의 세계로
다시 들어갈 때
그때 고스란히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생을 살아가다가
태아처럼
영유아들처럼
우리의 기억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 때가 오면
또다시 그 기억의 끈을
놓아버리는 사람이 된다
마치 이런 일이
처음 있었던 사람처럼
다시
기억의 상실기로 돌아간다
이 기억들은
언제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영원한 망각 속에
묻혀 버릴까
내가
이 세상을 떠나면
알 수 있을까
그런 자들의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