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은
외로움의 한가운데서
사랑이 필요하다고
마음으로 느낀 사람이고
그 외로움으로 공허한 마음자리를
사랑으로 채우려 한다
두려운 사람은
사랑으로부터
자신이 분리될 것을 염려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그 사랑을 지키려 한다
그 사랑이 어떠한 종류의 것이든...
그러나 사랑으로
마음의 외로움을 메울 수는 없다
외로움은
당신의 마음 바닥에 깔려있는
거품 같은 것이어서
사랑을 해도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당신의 마음 속을 떠돈다
차라리
당신의 외로움을
당신의 마음에게
한껏 내어주어 보라
당신의 마음이
외로움으로 절고 또 절어
그것이 가슴에 쌓여
굳어지게 하라
외로움이 거품처럼
가슴에서 떠돌지 못하도록
결코 외로움이 채워진 자리를
사랑으로 덮을 생각을 하지 마라
아니 사랑이
당신의 외로움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외로움은 외로움이고
사랑은 사랑이다
만약 당신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사랑이 떠난 자리에서
다시 외로워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두려움으로도
사랑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두려움이라는
재료를 섞어 올린 성은
사랑을 지킬 수 없다
두려움은
항상 보이지 않는 불안과
동거하는 존재이기에
그것으로 사랑을 지키는
성벽을 쌓기에는 위태하다
두려움은
또 다른 친구인
구속을 동반한다
두려움을 동반한 구속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나를 향한 이기심이기에
사랑은 이를 곧 알아차리고
당신의 곁을 떠나 버리고 만다
굳이 떠나지 않는다 해도
당신 곁에 남아 있는 것은
사랑이란 이름의 허울뿐이다
당신의 사랑이
사랑인 채로 남아 있으려면
당신의 사랑이
정금같이 순수해져야 한다
어떤 외로움도
어떤 두려움도
사랑과 섞을 생각을 하지 마라
그들은 애초에
사랑과 섞일 수 없는 것들이다
인간은 외로워야
인간이고
두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기에 그러하다
순수한 사랑은 위대하기에
그 어떤 것과도 섞여서는 안 되고
섞이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