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by 해진

"시간은 만물을 운반해 간다

마음 까지도"


옛 시인은

그렇게 말했다


만물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고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도

옮겨 간다니


시간은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사라지게 하는

파괴자인가


아니다


시간은


자신이 무엇인가를

옮겨 버려서 휑해진 그 자리에


또 다른 무엇인가를

가져다 놓는다


그래도

인간에게

희망적인 것은


시간은


어떤 그 무엇 자체를

창조하지 않는다


가는 시간에 맞추어

그 무엇이든지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은


매 시간 살아 숨 쉬는


우리들의 몫이다


그것이


창조에 관한 것이든


파괴에 관한 것이든


단순한 보존에 관한 것이든


시간은 기계적이고

규칙적일 뿐


그 자체는


우리 삶을 구속하지도

지배하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가

그 시간의


성실한 관리자가 되어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할 때


우리 앞에

가치 있는 것들을

운반해 줄 뿐이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사이사이에


우리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섞이지 않은 마음은


유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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