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

by 해진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인간이 하는 일에


완벽함


완벽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늘 완벽함을 추구하는

나는 누구인가

내가 하려는 일들과

완벽함 사이에는


넘지 못할 공간이 존재하는 것을


나는 매번

눈으로 확인한다


마음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어느 날

포기를 못하고

그 공간을 넘어 보려고


기를 쓰고 있는 나를 보고

쓴웃음을 짓는다


그래


현재로선


불 가 항 력


그래놓고도 순순히

백기가 들어지진 않는다


끝내 버티다


의욕저하


용기상실


결국


허무로 까지 내달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잃지 않아도 될 것들을

얼마나 잃었던가


어떤 이는 내게

위로 겸 충고처럼 말한다


지금보다 더 못할 수는 있지만


더 잘할 수는 없다고


새벽 두 세시

아니 어떨 때는


북창이 어슴프레

밝아질 때까지


일을 끝내지 못해

전전긍긍해하는 나


강인한 체력을 주신

신의 은혜가 내게


끝까지 은혜로 남기를


이러다가 어느 날

푹 거꾸러지지 않도록


이 절제가 필요한 시기에

오히려 욕심 어린 기도를 한다


드디어

오늘 밤, 마음먹고

딱딱하게 굳은

팔레트의 물감을

긁어내면서


완벽함에 대한

니의 욕심까지

긁어내 버리려 한다


상단 이미지: Evening, Melancholy I 1896 Edvard Munch (Norwegian, 1863–1944) Norway woodcut hand colored with water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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