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방 건너 핫플, 성수동 연무장길 사는 이야기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영국의 타임아웃이라는 잡지에 성수동을 소개하는 글이 실렸더랬다.
https://www.timeout.com/seoul/things-to-do/eclectic-industrial-seongsu
(사실, 타임아웃이라는 잡지의 존재도 몰랐던 나)
칭찬을 들어도 성수동 주민은 한결같은 마음일뿐.
아, 사람 더 많아지겠구나. 지금도 충분히 많아!
"성수동 사세요? 핫플에 사시네요!"
성수동은 내가 사는 동네지만, 낯설기 그지없다.
매일 새로운 가게.
마치 상처 위에 새로운 딱지가 들어앉듯, 곧 다시 떨어져 나갈 가게에 정을 줄 수가 없다. 그렇게 떨어져 나간 딱지는 어디에 버려지는 걸까.
이른바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가게들 사이에서 어렵게 단골 가게를 만들었다. 그중 한 곳이 이제 우릴 더 이상 반겨주지 못한다는 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연예인이 사들인 건물에는 우리 자리가 없나 보다.
<우리마키>는 맛있었다.
함께 먹을 수 있는 면류가 적어서 아쉬웠지만, 아침 일찍 대장에서 두 개의 큰 용종을 떼어낸 날 반나절만이라도 밥을 먹지 말라던 의사의 권고 따위 아랑곳하지 않을 참치 마키의 맛.
물론 의사의 권고란 컵라면도 이기지 못하는 존재긴 하지만.
그렇게 우리마키는 떠나갔다.
새로운 건물에 새로운 가게가 들어오겠지만, 새 간판 아래에는 우리마키가 뜯겨나간 흉터가 남아있겠지.
"팝업 대관"
골목을 돌자 또다시 오래된 가게에 흉터 같은 현수막이 걸렸다.
크리스챤 디올과 수많은 관광객 사이 슬리퍼를 끌고 돈가스를 사러 가는 나는 성수동 연무장길 주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