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다. “넌 부자가 언제 결정된다고 생각해?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 아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자는 자산이 폭락할 때 탄생해. 누가 가장 싸게 사느냐 못 사느냐의 차이지. 이미 비쌀 때 사면 몇 퍼센트나 먹겠어? 모든 뉴스가 부정적이고 모두가 공포에 떨 때, 그래서 자산이 값 싸질 때 들어가야 몇 배씩 먹는 거지. 경기 침체가 이제 올 거야. 준비해. 미국 금리를 봐. 역대급으로 빠르게 올렸어. 달러 가격을 봐봐. 뉴스에 ‘킹달러’라는 말로 도배됐어. 그럼 무언가 반드시 터지게 돼. 그게 국가일 수도 있고, 기업이나 은행일 수도 있어. 연준의 고금리가 경기를 늪처럼 삼켜버리는 거지. 스리랑카 이야기 들었어? 벌써 부도났잖아. 미국이 금리를 올릴수록 다른 나라 화폐가치가 낙엽 떨어지듯 툭툭 떨어져. 과연 스리랑카가 마지막일까? 다른 나라들도 위험해. 다음은 누가 될까? 터키? 아르헨티나? 이집트? 아니면 대한민국?
아, 기업도 마찬가지지. 이 고금리를 기업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스타트업은 줄줄이 망하고 대기업도 헐떡이면서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어. 주가가 더 폭락할 확률? 굉앵앵장히 높지. 여기서 더 떨어진다는 소리야. 지금 분위기를 봐. 예전에 사람들이 주식에 미쳐있을 때와 완전히 다르지. 누군가 주식 해볼래?라고 물으면 다들 손을 젓는다니까! 다들 용기가 고갈된 거라고. 앞으로 더 무서운 뉴스들이 나올 거야. 물가를 어떻게 잡을 건데? 실업률이 올라야 물가를 잡을 수 있잖냐. 연준은 실업률이 올라가길 바라고 있다고. 실업률이 안 올라도 물가를 잡는, 그런 모두가 행복한 결말은 보기 힘들 거야. 나 혼자 그렇게 예상하는 게 아니야. 전문가들 모두 예상하고 있다고. 대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거라는 등, 실업률이 더 치솟을 거라는 등, 부동산 더 떨어진다는 등, 더 많은 기업들이 파산한다는 등, 은행 신용이 흔들릴 거라는 등 모두가 암담한 예측을 하고 있어. 그럼 그 예측대로 된다면,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럼 다음이 뭐야? 얼어버린 경제를 다시 불 지피려고 연준이 다시 금리를 내리겠지. 돈을 다시 돌게 만드는 거야. 그럼 다시 증시는 올라갈 거라 믿어. 간단하지 않아? 금리를 올릴 때 투자를 멈추고, 모든 게 폭삭 망하고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나서 투자를 시작하는 거야. 쉽지 않냐?
물론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겠지, 누군가는 사업이 망하겠지. 그런데 그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난 여기서 더 떨어졌으면 좋겠어. 1950년 이후 미국은 11번의 침체를 겪었대. 그리고 침체 시기에 미국 증시는 평균적으로 28% 아니, 32%였나? 아무튼 무진장 떨어졌다고. ‘평균’적으로 말이야! 어떤 건 ‘반’ 토막이 나고 어떤 건 ‘반의반’ 토막이 났지. 여기서 더 떨어지면 난 작년에 차익 실현한 현금으로 사고 싶었던 좋은 종목은 다 살 거야. 남들은 폭락에 헐떡일 때 나는 새로 시작하는 거지. 더럽고 치사하지만 아, 얼마나 산뜻한 출발이냐. 뭐, 그래서 나는 솔직히 경기 침체가 왔으면 좋겠어.”
“난 투자를 몰라. 네 말이 일리가 있어.”
그가 말했다. “1997년 IMF가 당시 중산층이 상류층으로 갈 수 있었던 기회였지. 실업자가 쏟아지고 아파트 가격이 폭락했을 때, 아파트를 산 사람들은 부자가 됐어. 전 세계가 다 똑같은 논리로 투자하지 않나? 워런 버핏 그 양반도 결국 똑같은 말만 하지 않니? “좋은 걸 싸게 사라”. 그런데 말이야, 난 경기 침체가 안 왔으면 좋겠어. 난 대학에서 4년 동안 사회학과 범죄학을 공부했어. 실업률이 올라가면 아내 폭력, 아동 학대, 아동 성폭행이 증가해. 애비가 아내와 애새끼를 때리고 강간하는 거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할 거야. 수많은 가정이 박살 나서 가출 청소년들은 몸을 팔고. 넌 지금 그런 세상을 원하는 거야. 넌 지금 돈을 벌기 위해 누군가가 처맞고, 강간당하고, 몸을 팔기를 바라는 거야. 제정신이냐? 역시 돈놀이 앞에선 도덕도 윤리도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