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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Jun 19. 2022

알쓸잡식: 알지 않아도 되는 쓸모 있는 잡다한 지식

-토트넘 훗스퍼 엠블럼 이야기

‘그나마 손흥민 때문에 산다.’ 

요즘 나를 포함 주변에 축구 좋아하는 아재들 하는 말이다. 그렇다. 웬만하면 뉴스를 피하고 손흥민 관련 유튜브를 찾아보고 관련 뉴스를 훑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손흥민 이는 듣기만 하여도 기분 좋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엊그제 믿거나 말거나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리그 부자구단 PSG(파리 생제르맹 FC:Paris Saint-Germain FC) 구단에서 손흥민 영입 작업에 들어갔다는 카더라 소식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까지 이적설이 없어 이상하다던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까지 나서 연일 이곳저곳 이적설이 나온다며 호들갑이다. 여러 이적설이 사실이건 아니건 손흥민의 주가가 최고치임을 보여주는 일이니 나는 뭐 기분 좋게 즐길 뿐이다. 

이러한 손흥민의 이적설을 보며 많은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그간 행보를 보면 그는 토트넘을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이적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과 ‘이미 정점의 나이에 들어가는 손흥민은 빅클럽으로 이적하는 마지막 이적 기회일지도 모르니 이적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다. 뭐 하나마나한 얘기이긴 하지만 나는 어떤 선택이든 무조건 손흥민 팬임으로 그의 결정에 무조건 응원한다.

토트넘 엠블럼: 수탉 발목에 뾰쪽하게 달린 것이 박차(Spur)

사설이 길어졌다. 뉴스를 뒤적이다가 ‘왜 토트넘의 엠블럼이 수탉인가?’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예전에 축구책 쓸 때(아 한 때 ‘축빠와 냄비팬의 희망 어시스트’라는 책을...) 언듯 들었는데 가물가물하여 다시 찾아봤다. 

1882년, 북런던 지역 고등학생들이 크리켓팀으로 처음 창단한 토트넘 홋스퍼(Hotspur)’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팀이다. 1882년은 임오군란(구식 군인들이 난을 일으키자 조선 정부에서 청나라에 군사를 불러들여 군인들의 난을 진압함-흥선대원군과 민비의 싸움으로 보기도 함)이 일어난 해인데 이 양반들은 축구 클럽을 맹글었다니 EPL이 세계 최고 리그임은 인정하자.


팀이름 훗스퍼(hotspur)의 유래는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에 나오는 반란군의 대장 해리 훗스퍼(헨리 퍼시)에서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헨리 퍼시는 성격이 불 같고 말을 탈 때 타자 마자 박차(spur)를 차고 달려 사람들을 그를 훗스퍼(hotspur)라고 불렀다. 박차는 말을 탈 때에 신는 구두의 뒤축에 달려 있는 톱니바퀴 모양으로 쇠로 만들어 말의 배를 차서 빨리 달리게 하는 물건이다. 얼마나 불 같았으면 ‘hot’ ‘spur’라고 불렀을까? 사람들이 토트넘 훗스퍼를 그냥 스퍼스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4세’에는 수탉 발목에 박차를 다는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나는 아직 헨리 4세를 읽어 본 적이 없어 그저 들은 풍월이다. 여하튼 그 당시 투계가 유행했고 수탉의 용맹스럽고 싸움에 대한 두려움 없는 늠름함을 상징 의미로 토트넘 훗스퍼의 엠블럼의 모태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니까 토트넘 훗스퍼의 엠블렘에는 반골 정신도 있고, 끝없는 투쟁의 정신도 있고, 끝없는 도전정신도 들어 있다. 목을 빳빳이 세운 박차를 단 수탉이 축구공 위에서 늠름하게 서 있는 토트넘의 엠블럼을 보며 오늘도 시름에 빠진 하루를 버텨본다. 


근데 저녁에 치킨 먹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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