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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May 14. 2024

리뷰] 음식을 공부합시다.

음식의 유래에 대하여

‘음식은 인간에게 생물학적으로 필수품이며 공동체가 공유하는 오래된 문화입니다.'

음식을 공부합니다: 저자 주영하, 출판 휴머니스트, 발매 2021.11.22.

1. 책 소개

우리는 매일 생존을 위해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매일매일 접하는 것이 음식인데 그 음식마다 얽혀있는 스토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하루 세끼 식사로 접하는 그 많은 음식에 대해 그 이름의 유래나 처음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늘 궁금했는데 이 책이 조금은 그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2. 책 내용 소개

1)라몐, 라멘, 라면?

인스턴트 라멘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안도 모모후쿠(1910~2007)이다. 그는 뎀푸라에서 힌트를 얻어 국수를 튀긴 음식 라멘을 개발했다고 자서전에 밝히고 있다. 뎀푸라는 ‘튀긴 음식’을 가리키는데 생선을 튀긴 음식을 스페인어로 ‘템포라(tempore), 포르투갈어로 템페로(tempero)라 부르는데 여기서 나온 말이다.


2) 아이스크림은 축산물?

영어 ‘ice cream’은 본래 ‘iced cream’ 또는 ‘cream ice’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곧, 크림이 아이스크림의 주인인 셈입니다. ‘크림’은 동물의 젖을 균질화하기 전에 지방이 많은 위쪽 층을 분리한 식품입니다. 그러니 아이스크림은 밀크에서 나온 축산물의 한 종류임을 기억해 두기 바랍니다.


아이스크림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그 재료는 크림, 설탕, 달걀, 그 밖의 향신료와 착색료, 증점제가 섞인 음식입니다. 


3) 막걸리는 발명한 음식, 발견한 음식?

막걸리는 이름처럼 ‘ 막 거른 술’입니다. 막걸리의 또 다른 이름은 탁주입니다. 술의 색이 맑지 않고 탁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탁주를 ‘탁배기’라고도 부릅니다. 용수를 박아 맑은 윗부분의 술을 ‘맑은술’ 혹은 ‘청주’라고 부릅니다.


보통 술은 ‘전분 술’과 ‘당분 술’로 나뉩니다. 당분 술의 대표는 포도주입니다. 당분 술은 우연히 만들어져 발견된 음식입니다. 반면 전분 술은 막걸리의 누룩 같은 발효제가 들어가야 합니다. 발명된 음식입니다.


누룩으로 빚은 술은 제조법에 따라 단양주, 이양주, 삼양주 등으로 구분했습니다. 단양주는 한 번만 발효시킨 술입니다. 막걸리가 바로 단양주입니다. 이양주는 단양주를 빚어 며칠 발효시킨 다음 여기에 다시 곡물과 누룩, 물을 첨가한 술입니다. 조선시대 요리책에 나오는 맑은술인 청주는 대부분 이양주입니다. 삼양주는 이양주에 다시 곡물과 누룩, 물을 섞어 발효시킨 술입니다. 최고급 청주가 바로 삼양주 제조법으로 만든 ‘삼해주’였습니다. 이양주나 삼양주의 청주를 증류하면 소주가 됩니다.


4) 불고기의 기원은 평양 불고기?

제가 추적한 불고기 역사를 보면 불고기가 가장 유행한 시점은 1930년대이고, 장소는 평양의 모란대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남한으로 피란을 온 평양 사람들이 평양식 불고기를 서울에 전파했습니다. 식민지 시절 일본에서 들여온 가운데가 볼록한 불판도 함께 말입니다.


5) 치즈에서 배운 두부의 발명?

두부를 처음 본 유럽 사람들은 ‘콩으로 만든 치즈’라고 했습니다. 두부의 발명에는 중국 대륙 북방의 유목민이 가지고 있던 치즈 제조 기술이 절대적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저는 밀크로 치즈를 만들던 유목민과 대두로 두유를 만들던 농경민의 교류로 두부가 탄생했다고 봅니다. 


6) 평양냉면은 겨울 음식?

평양냉면은 본래 겨울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여름에도 얼음을 구할 수 있게 되었고, ‘아지노모토’라는 MSG가 동치미 국물을 대신하면서 평양냉면은 여름 음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여름 음식 평양냉면은 1920년대 서울로 진출하여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여름 메밀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메밀 대신 전분을 국수에 많이 넣었습니다. 결국 여름냉면의 국수는 고무줄처럼 질겨졌고, 사람들은 여름에 냉면을 먹기 전에 반드시 식가위가 필요했습니다.


7) 양념 배추김치의 등장의 일등공신은 반결구배추?

양념 배추김치 탄생의 첫 번째 조건은 젓갈과 고추, 마늘, 생강 등을 혼합한 김치 양념입니다. 고추는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입니다. 16세기말 한반도 남부에서 재배되기 시작하여 17세기쯤 한반도 토양에 적응했습니다. 18세기 들어와서는 여러 가지 음식과 배추김치에 들어갔습니다.


양념 배추김치는 18세기말과 19세기 초에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생물학적으로 개량된 반결구배추를 수용하고 사회문화적 변화에 적응하여 문화적으로 진화시킨 결과물입니다. 오늘날 한국의 양념 배추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곧 호배추는 한국 화교가 가지고 온 결구배추입니다. 반결구배추를 수용하면서 배춧잎 사이사이에 양념을 넣는 요리법이 생겨났고, 결구배추인 호배추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8) 조선시대 잡채에는 당면이 없다?

해방 이후 당면 잡채는 한국 음식의 하나가 되어 잔칫상에 당당하게 자라 잡았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가 되면 한국 음식을 연구하는 식품학자들도 조선시대 사람들이 당면이 들어가지 않은 잡채를 먹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당면 잡채’가 ‘잡채’를 밀어내고 스스로 잡채가 되었습니다.


9) 입하 전어에서 가을 전어로?

19세기 초반 영국에서 1단계 산업혁명이 완료되었지만, 한국은 1980년대에 와서야 마무리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산업화된 수산업 또한 1980년대에 완성되었습니다. 석유를 이용하는 동력 어선과 석유화학제품인 나일론으로 만든 그물이 도입되면서 전어 또한 ‘입하 전어’에서 ‘가을 전어’로 먹는 시기가 바뀌었습니다.


10) 설날 음식은 떡국?

떡국은 본래 서울 지역의 설날 음식이었습니다.

적어도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전라남도와 경상남북도 해안에 가까운 지역과 제주도에서는 설날에 떡국을 먹지도, 차례에 올리지도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한 지역 역시 한국 전쟁 전만 해도 설날에 떡국을 명절 음식으로 먹지 않았습니다.


11) 전주비빔밥의 유행은 서울에서부터?

전주비빔밥은 조선시대 왕실에서 전해진 것이 아니라, 전주의 관아에서 관찰사를 찾아온 식객들에게 제공한 왕실 방식의 음식이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12) 베이징 올림픽과 짜장면?

1961년 이후 도시로 나와 중저가 음식점을 차린 화교들은 한국인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잡으려고 짠맛이 강한 춘장에 물을 부었습니다. 그러자 한국인이 좋아하는 짜장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이 한국식 짜장면 탄생의 1단계입니다. 2단계는 1965년 돼지고기 파동으로 일부 중국 음식점에서 비싼 돼지고기를 적게 넣는 대신에 감자나 당근을 넣는 요리법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3. 독후 감상

‘음식은 인간에게 생물학적으로 필수품이며 공동체가 공유하는 오래된 문화입니다.'

책 말미에 저자가 말한 음식에 대한 정의다. 공동체가 공유한 오래된 문화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매일 먹는 음식 속에 한국인의 오래된 역사와 문화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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