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얼마만큼 알아요?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
"율아, 오늘 훈련할 때 보니까 몸이 너무 뻣뻣한 것 같던데 자세를 더 낮춰야 할 것 같아." 항상 축구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선 오늘 있었던 훈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었다. 요즘은 잔소리를 듣는 듯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아들의 마음을 아는 터라 웬만하면 라디오를 들으며 오곤 하는데 오늘은 율이 축구선수반 친구 헌이와 헌이 엄마와 함께 차에 탔던 터라 무심결에 이야기가 또 축구로 흐르고 말았다.
이제 막 십 대에 들어선 열 살 난 아들이 "엄마 엄마가 직접 해봤어? 엄마 엄만 지구의 얼마만큼을 아는데?" 하고 따져 묻는다. 자세에 대한 지적에 아들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순간 아차차 싶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아무도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게 깨끗이 닦아 내야 했다.
"엄마? 엄만 아마도 엄마 발톱의 때만큼은 알고 있으려나?"
"엄마도 그것밖에 모르면서 왜 나한테 만날 잔소리하는데?" 아들의 입이 앞으로 더 밀려 나온다.
"율아 엄만 우리가 사는 지구에 대해 오른쪽 새끼발톱의 때만큼도 모르기 때문에 우린 다 같이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만 오른쪽 새끼발가락의 때만큼만 알고 헌이 엄마는 그 옆에 조금 더 알고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는 왼발 톱 때만큼 알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서로 모르는 거 가르쳐 주고 또 가르침을 받으면서 함께 기대어 살아가야 하는 거야."
아들은 더 이상 대꾸가 없다.
우린 한동안 서로 다른 방향의 창밖만 내다본다. 아들이 내 말을 알아들은 걸까? 아님 지금 그 알아듣는 과정을 하기 위해 다시 한번 생각 중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