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일기 #16
21. 2. 27 학교 smell
제목 : 학교 smell~~
이제 학교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학교 하니까 학교에 대한 냄새가 떠올랐다.
나는 1.2.3학년 모두 학년마다 냄새가 있었다.
1학년은 포근한 냄새
2학년은 활기찬 냄새
3학년은....... 마스크 냄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3학년 냄새는 마스크 냄새로 기록되고 말았다.
참 가지가지한다.
코로나. 왠지 4학년도 마스크 냄새일 것 같다.
nono! please! no!
아들은 학교를 간다고 가방을 메고 신발을 신으며 제게 물었어요.
"엄마. 4학년의 냄새는 어떨까?"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요.
미안하기도 하고.
가려진 얼굴 속에 널 기억하긴 쉽지 않았어.
다 같은 검은 롱 패딩에
다 같은 브랜드의 백팩에
너만의 것은 결국 마스크 속에 꽁꽁 가둔 채
너의 표정
너의 목소리
너의 냄새.....
무엇으로 너를 기억해야 할지
슬픔이 몰려와.
마주 보고 얘기 나누는 것조차
죄가 되는 교실에서
뒷문으로 들어가고
앞문으로 나가야 하는 일방통행에서
너의 작고 여린 등만은 고스란히
너의 얘길 들려주었어.
더 오랫동안 너를 봐.
비록 손을 잡을 수도 없고
마주 보고 웃기엔 너무 먼 거리가
우리의 얘기를 다 전할 수는 없지만
내게 너를 말하려고
더욱 초롱초롱해지는
더욱 밝아지는
너의 눈빛을 보며
나는 오래도록 너를 기억하려고 해
너의 눈빛
나의 눈빛
우리의 눈빛
눈빛만큼은 따뜻함이 전해지도록
너에게 내가 느껴지도록
나의 눈빛이 고와지게
나의 눈빛이 선한 햇살처럼 반짝반짝 빛 나길
맑은 눈망울로 너를 반길게.......